“생활체육은 잘 돼있는데…‘테니스의 안세영’ 발굴이 과제죠.” 김광희 광주시테니스협회장

김경무 2025. 5. 1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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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희 광주광역시테니스협회 회장. 협회 제공

[광주=김경무 기자] 광주광역시 하면 ‘민주화의 성지’, ‘예향의 도시’, ‘맛의 도시’라고 현지에서 자랑을 많이들 한다. 그렇다면 이 지역 출신 스포츠 스타 하면 누가 떠오를까?
‘셔틀콕 천재’ 안세영, ‘도쿄올림픽 양궁 3관왕’ 안산…. 유독 테니스에서는 딱히 대표적으로 내세울 만한 선수가 없는 것 같다. 그만큼 엘리트 테니스 선수 불모지나 다름없다. 

‘2025 광주오픈 국제남자챌린저 테니스대회’가 열린 지난 4월 하순. 광주 진월국제테니스장에서 만난 김광희(58) 광주광역시테니스협회 회장. 그도 이 점을 무엇보다 아쉬워하는 모습이었다.

“이곳 광주 전남 지역에서는 1년 52주 중 42주 생활체육 테니스대회가 열립니다. 겨울철 두 달 정도 빼고 매주 동호인 테니스대회가 있다고 보면 됩니다. 그런데 엘리트 테니스 대회는 광주오픈 빼고는 거의 없습니다. 국내 대회조차도.”

광주오픈은 세계남자프로테니스협회(ATP)와 대한테니스협회(KTA)가 공동 주최, 광주광역시테니스협회가 주관하는 국제테니스대회다. ATP 정규투어 바로 아래 등급인 챌린저 투어 대회로 총상금 10만달러가 걸려 있다. 단식 챔피언에게는 랭킹포인트 75점을 준다.

올해 대회에는 정현을 비롯해, 권순우, 정윤성, 박의성 등 국내 간판급 선수들이 와일드카드 등으로 총출동해 관심을 끌었다. 앞서 열린 부산오픈 챌린저대회(20만달러)보다는 상금이 적지만, ATP 정규투어 진출을 노리는 국내 선수들이 홈코트에서 랭킹 포인트를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대회여서 의미가 있다.

진월국제테니스장은 지난 2015년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를 치른 코트로 내부 시절이 잘 돼 있어 호평도 받고 있다. 
대회를 성공리에 마친 김광희 회장은 “침체된 엘리트 테니스를 살리는 게 당면 과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테니스에서도 광주 출신인 배드민턴의 안세영 같은 선수가 나와야 하는데 쉽지 않네요.”

김 회장에 따르면, 광주지역에는 살레시오중고교에 테니스부가 있다. 봉선중에도 테니스부가 있으나 여고와 여대에는 없다고 한다. 조선대에 남자부가 있다. “여고부와 여대부 팀을 창단해야 초등학교 때부터 선수들이 이어지지 않겠습니까?”
“현재 테니스에 소질있는 어린 선수들이 우리 지역에 있습니다. 다른 시도로 전학 가려는 것을 잡았어요. 광주협회에서 지원해 보겠다고 학부모를 설득했지요.” 살레시오중 1년 김용호 선수는 그런 기대주 중 한 명이다.

유망주들이 광주지역에서 버티지 못하고 어릴 적에 모두 다른 시도 팀으로 떠나버린 현실은 더욱 안타깝다. “선수 하나 육성하는 게 어렵습니다. 지방에서는. 소년체전 메달 따고 하면, 그냥 놔 두지 않아요. 여기서 잡아놓을 수 없고 그게 딜레마입니다.”

김 회장은 향후 4년 임기 동안 생활체육(테니스)을 더욱 활성화 하는 동시에, 협회 재정 안정화를 위해 발벗고 뛰겠다는 뜻도 밝혔다.
“광주지역은 어느 시도보다 생활체육 테니스 시스템과 랭킹제가 잘 돼 있습니다. 랭킹제도 우리가 전국에서 제일 먼저 도입했어요. KATA가 우리 것을 베낀 겁니다. 그런데 우리 협회는 재정적으로 열악합니다. 고문 자문위원 이사 등 합쳐 협회 임원이 45명입니다. 회장 출연금은 공식적으로 1천만원이고, 이사들도 35명이 연간 24만원씩 냅니다. 광주지역에 이렇다 할 큰 기업이 없다 보니, 후원사를 구하기도 어렵고, 아무튼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김 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협찬도 구해보고, 정기적 후원업체를 발로 뛰어 확보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 농사만 짓는 도시 아닙니까? 광주 출신 안세영도 서울에 있는 삼성생명으로 갔잖아요. 기아자동차가 있지만, 글로벌 회사라 국내 스포츠 후원은 거의 안 합니다. 제가 대기업 하는 사람도 아니고 구멍가게 사장입니다. 후원사가 없으니 엘리트 테니스 선수 육성 어렵죠. 그것이 숙제입니다”

김 회장은 내년부터는 연회비를 내는 ‘동호인 등록제’를 실시해 협회 재정에 도움이 되게 할 계획도 갖고 있다. 동호인은 3천여명 정도 예상하고 있는데, 최소 1만원씩만 받아도 재정에 보탬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동호인 랭킹제를 통해 기금을 조성하고 그 기금으로 엘리트 선수도 육성하고 랭킹제를 더욱 탄탄하게 운영하겠다는 복안도 김 회장은 가지고 있다고 했다. 동호인 테니스 경기는 모두 복식으로 하는데, 한 대회 때마다 팀당 4천원씩 이미 받고 있다. 이런 것들을 통해 협회 재정 안정화를 꾀한다는 것이다.

테니스 인프라를 보면, 진월국제테니스장 하나 번듯할 뿐, 늘어나는 동호인 수에 비해 코트가 많이 부족하다고 한다. 그래서 김 회장은 테니스 인프라 구축도 숙제라고 강조했다.
김광희 회장은 김성남 전임 회장이 지난해 3월 개인사정으로 그만두면서 4월 회장 보궐선거에 단독 출마해 당선됐다. 올해 다시 단독 출마해 2028년 말까지 광주협회를 이끌어 가게 됐다.

그는 1967년 4월 전남 강진 출신으로 대학 1년 때부터 동아리 활동을 통해 테니스와 인연을 맺었다. 전남 강진군 칠량중 1년 때 체육선생 주도로 학교에 테니스장을 만들며 테니스부 창단 움직임이 있었으나 곡절 끝에 무산되면서 그는 테니스에 입문도 못했다.

그러나 1985년 전남대 공과대 재학시절, 학교에 테니스 코트 3개면이 있어 어릴 적 생각도 나서 테니스를 배웠다고 한다. 사설코트에 가서 레슨도 열심히 받았다. 이후 2002년 지역 동호인 대회 첫 우승(2회 광주상록배 일반부 우승) 감격도 맛봤던 그다. 그 뒤 광주테니스협회 사무국장과 부회장 등을 지냈다.
13년 남짓 광주지역 현대자동차대리점 대표로 있으면서 지역 테니스 발전을 위해 남다른 열정과 헌신을 보였다.
“요즘 운동은 거의 못합니다. 10년 동안 라켓을 거의 잡지 못했어요. 과거 골드부 실력은 됐었는데, 아무튼 작년부터 다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김 회장은 올해 새롭게 출범한 주원홍 회장 체제의 대한테니스협회에 대해서도 큰 기대감을 보였다.
“우여곡절이 있었잖아요. 8년 동안 대한테니스협회가 역할을 못했습니다. 주 회장님이 다시 하셔서 기대가 많이 됩니다. 취임식 때 유망주들 후원 많이 해주는 것 보고 놀랐습니다. 보기 좋더라고요. 테니스 많이 발전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저희도 벤치 마킹해서 해보려고 합니다.”
“대한테니스협회가 승강제리그 활성화, 테니스 프로화 추진 등을 통해 테니스 부흥기를 만들어줬으면 좋겠어요. 테니스 인구는 늘어나는데 비해 협회가 안정화 안돼 그런 역할 못했잖아요. 그런 역할 잘해주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김광희 회장은 끝으로 광주테니스협회가 안정화된다면 우수선수 육성 후원회를 별도로 만들어, 선수들 유학도 보내고 장학금도 주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글= 김경무 기자(tennis@tenni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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