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김문수, 중도 확장·보수 결집 실패…이준석에게 최적의 상황”
“이준석 15% 이상 득표한다면 차기 정치 주자로 자리매김”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가 시사저널TV에 출연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강성 지지층에 갇혀 중도 확장성을 잃고 있다며 "이번 선거는 이미 끝난 싸움"이라는 냉정한 분석을 내놨다. 진 교수는 김 후보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자유통일당, 전광훈 목사 등 '세 개의 강성 보수 축'과 절연하지 못하면서 진영을 넓히지 못하고 있다며,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고 진단했다.
진 교수는 당세와 자금 등에서 열세인 이준석 후보가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을 추월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 전망했다. 그럼에도 "이준석 후보가 두 자릿수 이상 득표하면 차기 주자 반열에 오를 수 있다"며 '김문수의 딜레마'가 '이준석의 시간'을 앞당길 가능성에 주목했다.
다음은 13일 시사저널TV 《시사끝짱》에 출연한 진 교수의 일문일답이다.

최근 김문수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다소 상승했다. 어떻게 분석하나?
"선거가 가까워지면 1:1 대결 구도가 강화되며 자연히 격차는 줄어든다. 문제는 그 격차가 얼마나 줄어들 수 있느냐이다. 지금 조건상으로는 김문수 후보에게 매우 불리한 상황이다. 중도 소구력이 전혀 없고, 선거 전략 자체도 중도 확장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
왜 김문수 후보는 중도 공략에 나서지 않을까?
"딜레마에 빠졌기 때문이다. 중도를 공략하려면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계엄령 관련 사과, 탄핵 반대 입장 철회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강성 지지층이 떨어져 나간다. 결국 애매모호한 태도로 일관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중도층은 이탈한다. 이미 게임이 끝났다고 봐야 한다."
보수 단일화의 키를 쥔 한덕수, 한동훈, 홍준표와의 연대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덕수 전 총리는 캠프 합류를 고사했다. 본인의 정치적 역할도 미약하고 의욕도 없다. 한동훈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계엄 사과, 탄핵 사과를 조건으로 제시했지만, 김 후보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 김 후보는 자유통일당 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고, 그 덕에 후보가 된 사람이기 때문이다. 홍준표 전 시장은 완전히 '삐쳤다'고 보면 된다. 홍 전 시장 지지층 일부도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기 시작했다."
김문수 후보가 전광훈 목사와의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 어떻게 보나?
"절연 못 한다. 윤 전 대통령과 절연도 못 했고, 전광훈 목사와 절연도 불가능하다. 김 후보가 지금 그 자리에 오른 배경이 그들과의 관계 덕분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광훈 계열의 자유통일당 세력, 이른바 자통당의 도움 없이는 경선 승리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자유통일당 세력이 김문수 후보 당선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보나?
"그렇다. 비대위는 투표 종료 직전 당원 자격을 완화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3개월 이상 당비 납부자에게만 부여되던 투표권을 일시적으로 완화하면서, 자유통일당 계열 인사들이 대거 투표에 참여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들이 김 후보를 밀어줬고, 김 후보는 이들에게 정치적 빚을 진 셈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김문수 지지 메시지가 캠프에 부담이라는 말도 있다. 어떻게 보나?
"윤 전 대통령 입장에서는 자신을 보호해줄 방어막이 필요하다. 그게 바로 김문수다. 김 후보도 본인이 '윤석열' 이름 덕에 후보가 됐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이 자진 탈당할 가능성은 없다. 이 선거를 자신의 이름으로 치르려는 의지가 강하고, 계속해서 메시지를 낼 것이다. 캠프는 오히려 그게 부담일 것이다."

김문수 캠프가 김용태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은 어떻게 평가하나?
"잘 쓴 카드다. '분식(粉飾) 카드', 즉 이미지 메이크업용이다. 중도층과 젊은 층의 반감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시도다. 김용태 의원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라고 주장했고, 이는 나름 전략적 수사다. 하지만 김 후보 본인은 곧바로 '절연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결국 메시지가 엇박자를 내고, '분식 효과'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
김용태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지명한 것이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는데?
"그런 기대는 현실과 거리가 멀다. 이준석 후보가 왜 단일화를 하겠나. 김용태 비대위원장 임명은 어디까지나 이미지 개선용일 뿐이다."
보수 빅텐트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나?
"애초에 불가능하다고 봤다. 김문수 후보가 대선 후보가 된 순간 외연 확장은 물 건너갔다. 개헌이라는 명분조차 사라졌고, 이념적 대결 구도, 즉 '자유민주주의 수호 vs 내란 동조'만 남은 상태다. 이낙연 전 총리가 끼어들 명분이 없고,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는 더더욱 불가능하다."
이준석 후보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지금 상황은 이준석 후보에게 최적이다. 김 후보가 강성 이미지로 치닫고 있기 때문에, 보수 내 상식적인 유권자들이 이탈해 갈 곳이 없고, 그 표심이 이준석 후보에게 몰릴 수 있다. 그는 보수 내에서 유일하게 계엄에 반대하고 탄핵에 찬성한 후보다."
현실적으로 이준석 돌풍은 가능하다고 보나?
"'두 자릿수 돌파'는 현실적인 최대치다.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선거는 결국 1:1 구도로 수렴된다. 지지율 상승이 정체될 수도 있다. 하지만 15% 이상을 득표한다면 대선 후보 반열에 확실히 오르게 된다. 차기 정치 주자로 자리매김하는 데 충분한 성과다."
이준석 후보의 '노무현 정신 계승자' 발언은 어떻게 평가하나?
"선거 전략적 발언이다. 민주당 내 이재명 비토층을 겨냥한 것이다. 하지만 내용상으로는 설득력이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원칙 있는 패배'를 중시한 인물이고, 이준석 후보는 전략과 표 계산 중심의 정치를 한다. 상징을 빌려 쓴 셈이다."
Q. 김문수 후보의 '시장 대통령' 슬로건은 어떻게 보나?
"후진 슬로건이다. 자본주의 시장이 아니라 골목시장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순간 진정성도, 비전도 없다.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 외에는 내세울 비전이 없는 셈이다. 대구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큰 반응을 끌어내기 어렵다."
Q. 향후 김문수 캠프의 전략 변화 가능성은?
"청렴성과 꼿꼿한 이미지, 그리고 경기도정 성과 등은 분명히 김 후보의 장점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강성 노선을 고수한다면 확장성은 없다. 결국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 상승은 김문수 후보의 스탠스에 달려 있다고 본다."
진 교수 발언 전문은 유튜브 채널 '시사저널TV'에서 확인할 수 있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3자 가상대결…이재명 46.5% 한덕수 34.3% 이준석 5.9% [리얼미터] - 시사저널
- 교복만 입었을 뿐, 그들은 이미 흉악범이었다 [정락인의 사건 속으로] - 시사저널
- ‘한덕수 단일화’ 속도전 엇박자…김문수 “국민의힘, 날 대선후보로 인정 안 해” - 시사저널
- 물 건너간 의대교육 정상화?…“이대로면 10명 중 7명 유급” - 시사저널
- 배두나 “관객들의 ‘몰입’ 위해 사생활 공개 지양한다” - 시사저널
- 돌아온 ‘국민엄마’ 김혜자는 지금도 진화 중 - 시사저널
- 활동 중단에 ‘혐한’ 인터뷰까지…뉴진스의 행보 괜찮나 - 시사저널
- 바둑판의 전설, 이기고 지는 데 도리 없는 《승부》 - 시사저널
- 민주 “후보 공판일 모두 대선 뒤로…사법 쿠데타 막겠다” - 시사저널
- 한덕수, 이재명 정조준 “줄탄핵·25만원 퍼주기로 국민행복 이룬 나라 없어” - 시사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