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설] 선물인가, 뇌물인가?

선물은 크든 작든 간에 받는 사람에게 부담을 지운다. 좋은 뜻으로 서로 주고받지만 본질적으로 일정 부분 뇌물의 성격을 띠고 있다. 대가성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선물이냐 뇌물이냐를 구별한다지만 선물의 속성에 대가성이 포함돼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주는 선물은 지속적이고 더 애틋하게 사랑을 해달라는 뜻을 담고 있다. 공무원이나 관리가 선물을 받았다면 선물을 보내는 사람이 하는 일에 일정 부문 협조자가 돼 달라는 속뜻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아무리 가까운 사람끼리의 선물이라도 되갚아야 한다는 부담을 주기는 마찬가지다. 야박하다 느껴지겠지만, 선물을 주고받을 때는 그 선물이 어느 정도 뇌물의 성격을 띠는지 한 번쯤 따져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11일(현지 시간) 외신에 따르면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카타르 왕실 소유의 보잉 747-8 항공기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이를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로 개조한 뒤 사용할 계획이다. 이 비행기의 값이 약 4억 달러(약 5600억 원)로 미국 정부가 외국으로부터 받은 선물 중 최고가다. 선물인가, 뇌물인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SNS를 통해 "매우 공개적이고 투명한 거래"라 했다. 하지만 미국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해당 행위가 헌법 위반이라며 강하게 비판한다. 애덤 시프 상원의원(민주·캘리포니아)은 "명백한 외국수익금지조항 위반이며 노골적 부패 행위"라고 비판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도 "단순한 뇌물수수 차원을 넘어 외국 정부에 부적절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도 대통령 부인 관련 명품백, 다이아 목걸이 전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프랑스의 인류학자 마르셀 모스 는 '증여론'에서 "뭔가를 주고받는 행위는 인류사회를 지탱시켜온 대원칙"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물 주고받기에는 "선물을 주어야 하는 의무, 받아야 하는 의무, 언젠가는 보답해야 하는 상호성의 의무가 있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