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프리랜서 쇼호스트, 근로자 아니다”... 부당해고 패소 판결

김은경 기자 2025. 5. 1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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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법원청사. /조선일보DB

후배에게 폭언과 갑질을 했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출연 정지 조치를 당한 뒤 계약이 해지된 홈쇼핑 쇼호스트가 ‘부당 해고’라며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법원은 프리랜서 쇼호스트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어서 부당 해고를 다투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41부(재판장 정회일)는 쇼호스트 A씨가 대기업 계열 홈쇼핑 B사를 상대로 낸 해고 무효 확인 소송에서 지난 1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다른 방송과 달리 홈쇼핑사는 쇼호스트에게 방송 대본을 주지 않고, 쇼호스트의 방송 업무 자체는 개인적인 역량을 발휘해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것”이라며 “정형화된 업무 수행 방법이 있을 수 없고, 회사가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A씨는 2005년 B사에 쇼호스트로 입사해 일하다가 퇴사한 뒤, 2017년부터는 회사와 약 2년 주기로 위촉 계약을 맺고 계속 쇼호스트로 활동했다. 그러던 중 B사는 2023년 6월 언론사로부터 A씨가 후배에게 갑질과 폭언을 했다는 문의를 받고 관련 사건을 조사한 뒤 A씨에게 출연 정지 조치를 내렸다. 이후 위촉 계약을 종료했는데, A씨는 부당 해고를 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회사가 일방적으로 프리랜서로 전환시킨 뒤에도 쇼호스트의 업무 수행 방식은 종전과 거의 동일했다”며 “근로자로서 일했기 때문에 계약 종료는 해고로 봐야 하는데 회사가 근로기준법에 따른 서면 통지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등 해고에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회사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회사가 홈쇼핑 방송 일정을 정해 알려주면 쇼호스트가 방송에 출연하는 방식으로 업무가 정해지기는 했으나, 쇼호스트는 자신에게 배정된 방송 일정 수락 여부를 결정할 수 있었다”며 “방송 진행이 강제됐다고 보기 어렵고 무제한적 선택권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회사의 지시에 쇼호스트들이 구속되는 관계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또 “A씨와 같은 쇼호스트는 계약 기간이 종료되면 자유롭게 다른 홈쇼핑과 위촉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며 “계약 해지와 재계약에 있어 충분한 선택권이 보장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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