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전국 7만명 수천억 다단계 사기 피해

새벽 3시, 텔레그램으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수첩을 꺼낼 틈도 없이 식탁 위에 놓인 냅킨에 그가 하는 이야기를 받아 적었습니다. 해외에 조직을 둔 사이트 운영진, 운영진의 지시에 따라 축구 경기에 돈을 거는 방식. 그리고 이 모든 게 결국 사기로 끝날 것이라는 그의 말은, 제주에서 은밀히 퍼지던 ‘스포츠 역베팅 게임’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했습니다. 제주뿐만 아니라 수도권과 강원도 등 전국에 10곳이 넘는 회원 모집 센터가 존재했고, 7만명이 넘는 회원이 베팅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게임의 수익 구조와 회원 모집 방식을 보며 단순한 스포츠 도박을 넘어선 다단계 사기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보도 이후, 우려는 현실이 됐습니다. 하룻밤 사이 수천억원으로 추정되는 회원들의 투자금이 사라진 것입니다. 그동안 운영진의 말을 믿고 침묵하던 회원들은 제보를 시작했습니다. 제주경찰청은 해당 사건을 ‘사기’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스포츠 베팅 게임을 가장한 다단계 사기는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과 생활비를 벌기 위해 부업을 찾던 50대 이상 여성들을 파고들었습니다. 취재 초기, 피해 사례가 아직 명확하지 않다며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던 수사기관의 태도에도 보도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이유입니다.
현재 해당 게임 사이트의 차단 여부가 논의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새로운 텔레그램 방에서는 회원 모집이 이뤄지고 있고, 유사 사이트도 등장했습니다.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운영진이 검거될 때까지 계속해서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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