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관세 대폭 인하 합의…한·일 관세 협상 장기화 가능성 ↑

이민우 기자 2025. 5. 14.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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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중 관세율 145→30, 중국 125→10%
외신 “트럼프 관세 정책 후퇴”
한국·일본 등 관세 협상 장기화 전망
15~16 USTR 대표 방한…한·미 관세 협상 진행
12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무역 회담 직후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오른쪽)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협상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상호관세 부과와 그에 대한 보복관세 등으로 극단까지 치닫던 미·중 무역전쟁이 일시 휴전에 들어갔다. 양국이 90일간 상대국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하하기로 합의하면서 해당 기간 본격적인 무역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미국의 협상 우선 순위가 중국에 쏠리면서 한국과 일본 등 미국과의 협상이 지연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미국 백악관은 12일(현지시각) ‘제네바에서 열린 미·중 경제·무역 회의에 대한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과 중국은 10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고위급 무역 회담을 진행했다. 미국에선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중국에선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 등이 참석했다.

이틀간의 마라톤 협상 끝에 양국은 상호간에 부과한 관세를 대폭 인하하는 데 합의했다. 미국은 올 2월과 3월 자국 내 마약문제 해결을 명분으로 중국에 마약성 진통제인 합성 오이포이드(펜타닐 등) 공급·유통 책임을 물어 각각 10%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더해 4월2일에는 9일부터 발효되는 상호관세(34%)를 부과했고, 중국이 4일 보복관세(34%)로 맞대응하자 8일 상호관세율을 84%로 인상했다. 9일 중국이 보복관세를 84%로 끌어올리자 미국은 곧바로 상호관세율을 125%로 재산정했고, 11일 중국이 보복관세율을 125%로 최종 결정한 뒤에는 소강 상태가 유지됐다. 

협상에서 양국은 서로간에 대한 관세율을 115%포인트씩 인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대 중국 관세율은 145%에서 30%로, 중국의 대미 관세율은 125%에서 10%로 하락했다. 미국은 펜타닐 관련 관세(20%)와 10%의 상호관세만 남겨둔 셈이다. 이번 관세 인하 조치는 14일부터 적용돼 90일간 유지된다. 또 미국이 철강·알루미늄·자동차 등에 부과한 품목관세(25%)도 지속된다. 

이와 함께 양국은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중국이 미국산 제품을 더 많이 구매하도록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네바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베선트 장관은 “양측 대표단의 의견은 어느 쪽도 분리(decoupling)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며 “우리는 공통의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특히 미국은 중국이 미국 내 펜타닐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게 된 점을 성과로 내세웠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이 미국 내 펜타닐 위기의 규모를 이해하고 있으며 긍정적인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주요 외신들은 이번 협상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발 물러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양보 없이는 관세를 인하하지 않겠다고 거듭 선언했지만 이번 조치는 중국과의 전면적인 무역전쟁에 따른 대가를 인정한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적인 무역 정책이 후퇴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농업계는 일시적인 관세 인하 조치에 환영한다면서도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했다. 케일럽 래글랜드 미국대두협회(ASA) 회장은 12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협상은 큰 진전이지만 미국산 대두에 관세가 여전히 유지되는 것은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며 “90일의 유예 기간이 수확기 직전인 8월에 종료되기 때문에 장기적인 농산물 시장 접근성을 보호하는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양국의 합의는 미국과 관세 협상을 진행 중인 국가들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추가로 90일의 협상 기간을 벌게 되면서 나머지 국가들의 협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중국과의 합의가 이뤄지기 전인 8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일본 모두와 협상을 진행 중이나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며 협상 지연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이에 대해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미·일은 6월 합의를 목표로 하고 있었으나 미국이 일본을 제쳐두고 중국과의 협상을 우선시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며 “일본 정부는 미국이 일본을 우선순위에서 낮게 평가할 가능성에 우려를 표시했다”고 13일 보도했다. 

한편 그리어 대표는 15~16일 제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 참석차 한국을 방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선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직접 나서 관세 협상에 대한 중간 점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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