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해상 표적에 시속 100㎞ 돌진…"자폭 성공" 해군의 섬뜩한 무전
지난 13일 낮 울산 일산항 인근 해역. 무인수상정 해양누리호에 무전 한 통이 날아왔다.
"자폭드론 이륙, 해상표적 A(알파)·B(브라보) 공격."
해양누리호에 탑승하고 있던 해군 관계자가 응답했다.
"수신 완료."
드론업체 관계자가 곧이어 드론을 손으로 표적 방향에 날려 보냈다.
골판지로 만들어진 드론은 이날 순간풍속 초속 15m가 넘는 강풍을 견디며 해상 표적에 돌진하기 시작했다.
시속 100㎞의 속도로 날아간 골판지 드론은 가상의 표적인 3t(톤)급 무인수상정 아우라(AURA) 바로 옆에 자폭하는 데 성공했다. 자폭한 드론과 아우라와의 거리는 단 50㎝.
곧바로 해군의 임시 무인체계 지휘통제소(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자율운항선박성능실증센터)에 무전이 도착했다.
"자폭드론, 해상표적 알파·브라보 공격 완료."
지휘통제소에서 이를 지켜보던 이들의 입에서 "와"하는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안전을 고려해 표적 옆에 자폭했지만, 전시(戰時)였다면 아우라에 탑승하고 있던 5명은 중상을 입거나 목숨을 잃었을 상황이었다.
자폭용 골판지 드론의 대당 가격은 불과 150만원 수준. 현대전에선 저가의 자폭드론으로 '물량 공세'에 나설 경우 수백억원의 함정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해군은 이날 울산 일산항 인근 해역에서 상용 무인체계의 작전 운용 가능성을 검증했다. 무인기(드론) 등 이미 상용화된 제품을 위기상황 때 동원해 적의 도발전력과 시설에 대한 공격 등이 가능한지 점검하는 훈련이었다.
이번 훈련에선 △자폭용 골판지 드론 △폭탄투하용 멀티콥터 드론 △무인수상정 등 무인 공격전력 3종 세트가 언론에 처음 공개됐다.
정찰·감시용 고정익 드론이 해상과 육상의 표적을 정찰하고, 이를 통해 획득한 영상 정보를 해군의 임시 지휘통제소로 전송하는 형태로 훈련이 진행됐다. 지휘통제소에선 6개의 화면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비디오 월'을 통해 모든 상황을 통제·관리했다.
이날 자폭용 골판지 드론 공격에 이어 폭탄투하용 드론은 가상의 육상 표적에 폭탄(1.8ℓ 생수통으로 모사)을 정확히 떨어뜨렸다. 이 드론은 평소 배송 드론으로 활용되는 상용 멀티콥터로, 군용물자 수송과 폭탄투하 임무 등을 소화할 수 있다.
무인 수상정은 1.5m의 파고와 강풍을 견디고, 가상의 적 함정에 돌진하는 형태의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무인 수상정은 전시에 폭탄투하용 드론 등을 싣고 있다가 적의 함정을 무력화하는 형태로 운용될 수 있다.
해군 관계자는 "이번 훈련은 저비용·고효율·소모성 드론 등 무인체계의 군사적 활용 가능성, 위기상황시 군사 작전용으로 활용할 민간 보유의 무인체계를 민간 주도로 운용하는 것에 대한 적합성을 검증한 것"이라며 "이러한 가능성과 적합성이 검증되면 위기상황시 상용화된 무인체계를 대량생산해 군의 작전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상규 해군본부 동원과장(중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분석해보면 저비용·고효율·대량생산이 가능한 무인체계의 획득·운영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해군은 민간에서 개발·활용되고 있는 상용 드론과 무인수상정 등을 활용한 전·평시 작전 운용 가능성을 검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동원계획을 지속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울산=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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