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이화숙 성주군의회 부의장 “정치는 조용한 실천”

김정수 기자 2025. 5. 14.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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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군 첫 재선 여성 부의장 생활정치로 신뢰 쌓다
조례마다 현장 목소리 반영…공유재산관리 개정 등 실효성 중심 의정활동
이화숙 성주군의회 부의장.
성주군의회 제9대 후반기 이화숙 부의장은 화려한 수식어보다 '묵묵한 실천'이 더 어울리는 정치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비례대표로 의회에 입성한 이 부의장은 성주군 최초의 재선 여성의원이자 부의장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그녀는 "칭찬보다는 실천이 앞서야 한다"는 소신을 굳게 지키며 주민과 눈높이를 맞추고 지역의 불편과 현안을 끈기 있게 해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부의장의 정치 이력 이면에는 오랜 시간 쌓아온 지역사회 활동이 바탕이 되었다. 성주군 법원조정위원, 대구식약청 위생감시원, 방문간호도우미회 총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군민의 삶과 직접 맞닿은 활동을 해오며 사회적 약자와 현장의 문제에 깊은 감수성을 키워왔다. 또한 전국주부교실 부회장을 맡으며 여성의 권익 향상과 교육 활동에도 힘을 쏟았다.

"법은 현실에 맞아야 한다. 조례는 군민이 알아들을 수 있어야 하고, 생활 속에서 체감되어야 한다"는 게 그녀의 정치 철학이다. 이러한 소신은 의정 활동 하나하나에 스며들어 있다. 2023년 정례회에서는 생활폐기물 소각시설의 비효율성을 지적하며 "시설 증설보다 초과용량 위탁처리가 더 경제적"이라는 근거 있는 대안을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닌, '실효성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성실함이 그의 강점이다.

올해 발의한 '성주군 공유재산관리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은 그의 입법철학을 잘 보여준다. 이번 개정안은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시행령', '국유재산법 시행령' 등 상위법령에 맞춰 조례를 정비하는 동시에, 지역 실정에 맞춘 조항들을 추가해 정책의 현장 적용력을 높였다.

가장 눈에 띄는 조항은 '심의위원 제척·기피·회피 규정'의 신설이다. 위원과 당사자의 이해충돌 여부를 명확히 하고, 공정한 심의 구조를 마련하기 위해 법적 기준을 마련했다. 또한 △공유재산심의회의 역할 확대 △지역특산품과 사회적경제 제품에 대한 수의계약 기준 △농업인과 종교단체에 대한 실질적 계약지원 △마을회관 등 주민공동시설에 한한 매각 규정 등 지역민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내용들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이화숙 부의장은 "공유재산은 군민 모두의 자산이자 미래다. 기준은 엄격해야 하지만 활용은 유연해야 한다"며, "규제가 필요할 땐 정확히 하고, 필요할 땐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사회적경제기업 제품, 성주군 쇼핑몰 등록 농산물 등 지역경제 활성화와 연계된 조항은 '사람 중심 조례'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또한 "현장에서 보고 듣는 것이 정답이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각종 조례안이나 군정 질의 전에는 반드시 현장을 찾는다. 소수의견을 놓치지 않기 위해 주민설명회나 자율협의회에 직접 참석하고, 자료를 꼼꼼히 분석한 뒤 조례 조문에 녹여낸다.

2022년에는 이런 꾸준함이 인정돼 경북도의회 의정봉사대상을 수상했다. 당시 군민들 사이에선 "겉보다 속이 꽉 찬 의원"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이 의원을 잘 아는 한 마을 대표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차분하게 논리를 세워가는 모습이 신뢰를 준다"며 "조용하지만 흔들림 없는 정치인"이라고 평가했다.

이화숙 부의장은 지금도 의정자료를 직접 정리하며, 작은 민원도 빼놓지 않고 챙긴다. 이 부의장은 "정치는 거창한 변화가 아니다. 주민이 더운 날 마을회관 에어컨을 켤 수 있게 예산을 따오고, 버스 정류장에 비가림 시설 하나라도 더 만드는 것, 그게 정치다"라고 말한다.

성주군의 변화는 거창한 계획보다, 그런 생활정치의 누적 위에 있다. 이화숙 의원은 오늘도 말없이 군민을 바라본다. 그리고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