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탐사선으로 변신한 일상 용품…설치미술가 톰 삭스의 ‘우주 임무’
美 작가 톰 삭스 개인전 개최
‘스페이스’ 연작 200점 펼쳐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뮤지엄

‘LEM’을 비롯한 그의 ‘스페이스 프로그램: 무한대(Infinity)’ 연작은 인류가 발전시킨 과학기술과 우주 탐사를 향한 경외심이자 끝없이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고자 하는 열정을 상징한다. 톰 삭스의 ‘스페이스 프로그램’ 연작 200여 점 전체를 한 자리에 펼치는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톰 삭스 전(展)’이 오는 9월 7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뮤지엄 전시1관에서 개최된다. 국내에서 열린 삭스의 개인전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해당 연작의 대표작인 ‘LEM’과 퍼포먼스 설치 작품 ‘미션 컨트롤 센터(MCC)’(2007) 등은 국내에서 처음 소개된다.
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톰 삭스는 합판, 박스, 테이프 등 일상에서 사용하는 산업 재료를 활용해 대중문화와 기술, 디자인의 상징적인 주요 산물을 브리콜라주(Bricolage∙손에 닿는 대로 아무 것이나 사용하는) 기법으로 정교하게 재현하는 아티스트다. 이번 전시에서도 우주 탐사와 관련된 도구와 실험실, 장치들을 일상 사물로 구현했다. 겉보기로 언뜻 봤을 때는 NASA의 것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작가가 각종 물건을 하나 하나 자르고 붙인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톰 삭스가 최첨단의 과학기술 장비를 재구성하면서 어떤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는지 찾아보는 것도 전시의 또 다른 재미다. 어떤 작품은 실제와 비슷하게 작동을 하고, 형태만 따온 것도 있다. 일례로 소형 착륙선 모형은 SLR 카메라의 렌즈 부분을 해체한 뒤 여기에 나무 블록을 덧대 만들었고, 약 1m 높이의 우주발사체(로켓) 모형의 1단은 두루마리 휴지 6개를 쌓아 완성했다. 화성 탐사 임무에서 활용되는 로버를 재해석한 톰 삭스의 ‘Mars Excursion Roving Vehicle(MERV)’(2010-2012)에서는 우산이 안테나 역할을 하는가 하면 삽, 빗자루, 톱, 아령 등이 로버의 후면 구조체가 됐다.
전시는 톰 삭스가 기획한 가상의 우주 임무 시나리오를 토대로 여러 연구개발이 수행되고 있는 하나의 연구소처럼 꾸며졌다. 그 안을 이루는 공간 하나, 소품 하나까지도 전부 삭스의 손을 거친 작품들이다. 관람객은 무균 실험실에 들어갈 때 필수적으로 거치는 에어샤워 시설을 모사한 작품 ‘로버트 어윈 스크림 클린 에어 룸(RISCAR)’(2012)을 통과해 전시장 안쪽으로 들어가게 된다. 찬찬히 작품을 살펴보다 보면 비밀스런 기지에 초대된 것만 같다.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NASA 우주비행 관제센터를 모티브로 제작된 퍼포먼스 설치 작품 ‘MCC’다. 로켓이 발사되고 우주선이 정해진 궤도에 올라 임무를 수행한 뒤 다시 지구로 복귀할 때까지의 가상 여정이 프로그래밍 돼 있다. 전시 개막일인 지난달 25일에는 장장 6~7시간의 라이브 데몬스트레이션을 통해 톰 삭스가 직접 사령관으로 임무를 실시간 진두지휘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지구에서 화성으로 가는 가상 임무가 진행되는 동안 49개의 모니터가 서로 다른 각도에서 우주선을 비추며 상황을 전했고, 약 170석 규모로 마련된 객석에서 관람객들이 이를 지켜봤다.
삭스는 “우리의 미션은 다른 세계로 가는 것”이라며 “다만 우리가 망가뜨린 지구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지구에서 얻은 자원들을 더 잘 이용하기 위해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성 최초로 ‘건축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스페인의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DDP의 건축공간에 대해서도 애정을 드러냈다. 삭스는 “DDP는 우주선과 같은 건물이라고 생각한다. 우주선이 DDP 옥상에 착륙하는 모습을 떠올렸고, 그 상상을 이번 전시에 담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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