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현대미술전 ‘네가 4시에 온다면 난 3시부터 행복할 거야’

단조롭게 반복되는 일상의 무료함과 권태 속 평온과 행복을 발견할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수원시립미술관의 개관 10주년을 맞아 내년 2월 22일까지 열리는 전시 '네가 4시에 온다면 난 3시부터 행복할 거야'는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 깃든 시적 메시지를 예술적 언어로 재해석해 관람객에게 전달한다.
2인전으로 기획된 이번 전시에는 채지민, 함미나 작가가 참여해 '소통과 공감의 힘'이라는 예술의 진정한 가치를 선보인다. 특히 미술관 개관 10주년을 맞아 누군가에게는 높은 문턱으로 느껴진 미술관의 입구를 낮춰 누구나 함께 호흡하고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나아가려는 의지를 이번 전시에 담는다.
전시는 1·2부로 나눠 1부에는 채 작가의 뚜렷함과 명료한 표현이 돋보이는 작품이, 2부에는 흐릿하고 모호한 형상으로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함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채 작가는 일상적 오브제를 비일상적 배경에 담아 현실과 비현실 사이의 경계를 탐구한다. 그의 독특한 예술적 실험은 평면과 공간의 모순적 공존을 치밀하게 들여다보며 관객에게 새로운 시각적 경험과 초현실적 긴장감을 제공한다.
채 작가의 작품은 3D 디지털 툴(Tool)을 활용한 정밀한 스케치를 근간으로 삶의 순간을 담은 이미지를 등장시킨다.
'무제'는 멀리 보이는 산맥과 푸른 잔디와 포장된 공간이 대비를 이뤄 배경부터 이질적인 느낌이 가득한 작품이다. 배경 속에 회화나 사진으로 보이는 작품들이 배치돼 있고, 문만이 존재하는 벽으로 통과하는 인물과 화면 밖을 응시하는 사슴은 비현실적 배경을 더욱 강조한다.
'압도적인 벽' 시리즈는 관람객에게 강렬한 시각적 괴리감을 전달한다. 작가가 그려낸 거대한 벽은 2차원에 3차원적 공간감을 구현해 예측할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을 암시한다.
함 작가의 모든 시리즈는 유년 시절의 경험과 기억을 담으며, 특히 '숲 시리즈'와 '헌터 시리즈'에는 가장 즐거웠던 작가의 유년 시절을 녹여냈다.
작품을 통해 자신을 치유하고 관람객에게 위로를 건네는 함 작가는 어린 시절 바닷가에서의 자전적 이야기를 기반으로 일상에서 강렬하게 각인된 이미지와 감각을 자연스럽게 전달한다.

'헬리오가발루스의 장미 드레스'는 추상적 이미지를 배경으로 붉은색 드레스를 입은 한 인물의 앉아 있는 모습이 드러나 있다. 작품 속 인물의 불분명한 표정과 흩날리는 낙엽은 흐릿한 형태로 표현돼 관람객에게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투영한다.
전시를 기획한 박현진 수원시립미술관 학예사는 "우리가 어릴 적 느낀 순수한 기쁨과 그 시절 상상력이 때로는 삶의 순간마다 큰 위로가 된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잠시 쉼을 얻는 예술의 대화를 전하고, 벽처럼 느껴진 미술관의 문턱을 낮춰 열린 공간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고 말했다.
이준도기자
Copyright © 저작권자 © 중부일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