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했을 뿐인데"…학교폭력 피해 학생을 가해자로 몬 교육청

김세은 2025. 5. 14.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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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폭력에 소극적으로 저항한 행위…학교폭력 아냐"

학교폭력 가해자로 몰려 징계를 받은 10대 피해자가 억울하다며 교육 당국을 상대로 처분 취소 소송을 내서 승소했습니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는 이미지 / 사진=MBN


인천지법 행정1-1부(김성수 부장판사)는 A 군이 인천시 서부교육지원청 교육장을 상대로 낸 학교폭력 가해 학생 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오늘(14일) 밝혔습니다.

A 군은 중학교 2학년이던 2023년 3월 17일 등굣길에 다른 학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같은 학교 학생인 B 군으로부터 부모와 관련한 폭언을 들었고 학교에서도 폭행당했습니다.

당시 B 군은 학교 안에서 A 군을 바닥에 넘어뜨린 뒤 폭행했고 A 군은 전치 4주의 병원 진단을 받기도 했습니다.

학교는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A 군을 상대로 학교폭력 피해 학생을 위한 일시보호와 심리상담 등 조치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2개월 뒤인 5월 15일 B 군은 도리어 학교에 "A 군으로부터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신고하며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개최를 요구했습니다.

B 군은 "3월 17일에 다른 학생들이 보는 가운데 A 군이 부모 욕을 했고 휴대전화로 저의 목젖을 때렸다"며 "이후 다른 학생들이 보고 있는데도 '때리려면 때려, 돈이나 받게'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B 군의 주장에 교육지원청은 학폭위원회를 거쳐 A 군과 B 군 모두 학교폭력 가해자라고 판단하고 A 군에게는 학교 봉사 4시간, 피해자 접촉·협박·보복행위 금지, 특별교육 학생·보호자 각 2시간 조치를 한다고 통보했습니다.

교육 당국은 B 군에게는 사회봉사 2시간과 특별교육 학생·보호자 각 2시간 조치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A 군은 이런 결정에 불복해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나 시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는 봉사 시간을 일부 조정했을 뿐 A 군을 여전히 학교폭력 가해자로 분류했습니다.

이에 A 군은 "휴대전화로 B 군을 가격한 것은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단순한 방어 내지 정당방위였다"며 "학폭위원회 심의 당시 B 군과 목격자들의 거짓 진술이 반복됐는데도 서부교육지원청은 잘못된 처분을 했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재판부는 A 군의 주장을 받아들여 교육 당국의 판단에 중대한 오류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A 군이 휴대전화로 B 군을 가격한 것은 가해자의 폭력에 소극적으로 저항한 행위로 학교폭력예방법상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B 군은 덩치나 힘이 A 군보다 우월하고 주변 학생 진술에 따르면 당시 B 군은 A 군을 잡아 들어 올렸다고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과 관련한 교육지원청 학폭위원회의 의결은 기본 판단 요소에 중대한 오류가 있다"며 "이를 기초로 한 처분은 사회 통념상 타당성을 잃을 정도로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김세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rlatpdms01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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