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기금형만이 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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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형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을 국민연금처럼 집합운용하는 방식도 논의되는 것 같다.
은퇴가 다가오면 위험자산 비중을 낮춰서 그동안 모은 적립금을 보호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집합운용하는 기금형에서는 허용되지 않는다.
기금형을 운용하는 미국의 금융기관은 적격퇴직연금제도만 가입할 수 있는 집합투자신탁(CIT) 형태로 상품을 출시하여 규모의 경제를 통해 비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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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형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을 국민연금처럼 집합운용하는 방식도 논의되는 것 같다. 기금이 적립금을 통합하여 운용하면 장기수익률을 제고할 수는 있다. 하지만 장기수익률이 높아진다고 해서 모든 가입자에게 득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적립금의 60%를 주식에 투자했는데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슷한 충격으로 주가가 50% 급락하면 적립금의 30%가 일시에 사라진다. 은퇴를 앞두고 있는 근로자들은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참고로 국민연금기금의 위험자산 비중은 65% 수준이다.
퇴직연금 수익률이 저조한 이유는 계약형 제도 때문이 아니라 원리금보장상품 위주로 운용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처럼 집합운용하면 원리금보장상품을 원천적으로 배제할 수는 있겠지만, 근로자의 생애주기를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은퇴가 다가오면 위험자산 비중을 낮춰서 그동안 모은 적립금을 보호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집합운용하는 기금형에서는 허용되지 않는다.
퇴직연금 수령액이 투자성과에 연동되는 DC형 퇴직연금에서는 근로자의 투자성향과 생애주기에 적합한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적기관이 운영하는 영국의 'NEST', 미국의 'TSP' 뿐만 아니라 금융기관이 운영하는 401(k) 등 해외의 DC형 퇴직연금기금은 근로자가 상품을 선택한다. 기금은 근로자가 적합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퇴직연금 운용에 적합한 10개 이내로 구성된 대표상품을 제공한다. 물론 근로자는 대표상품 이외 타 상품도 선택할 수 있다. 선택하지 않으면 기업이나 기금이 지정한 디폴트옵션에 자동가입되고, 기금은 근로자가 선택한 상품을 기반으로 집합운용한다.
현 계약형 제도에서도 제도 개선을 통해 해외 기금형 제도와 동일한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다. 우선 퇴직연금 선진국처럼 근로자가 상품을 선택하지 않으면 자동가입되는 디폴트옵션제도를 도입하고 사전지정운용제도는 대표펀드추천제도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 기금형의 장점 중 하나는 집합운용을 통하여 근로자가 부담하는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금형을 운용하는 미국의 금융기관은 적격퇴직연금제도만 가입할 수 있는 집합투자신탁(CIT) 형태로 상품을 출시하여 규모의 경제를 통해 비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퇴직연금 가입자만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집합투자신탁 형태로 허용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DC형 퇴직연금제도에서 관리수수료는 기업이 부담하므로 근로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펀드의 보수비용이 유일하다. 집합투자신탁이 허용된다면 공모펀드와의 경쟁을 통해서 수익률도 제고하고 근로자가 부담하는 비용을 큰 폭으로 낮출 수 있을 전망이다.
퇴직연금사업자가 강화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것을 담보하기 위해 수탁자책임을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모니터링 기능의 강화와 함께 미국과 영국에서 운영 중인 직장 웰스매니지먼트와 비슷한 상담 서비스를 퇴직연금사업자가 제공하여 가입자교육의 유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장덕진 충북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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