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돋보기]기술의 발전 아래, 피 흘리는 생명들

최미화 기자 2025. 5. 14.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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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창청춘맨숀 「불꽃에서 피어난 정원」 전시

대구수창청춘맨션에서 열리고 있는 「불꽃에서 피어난 정원」은 디지털 시대의 분노, 갈등, 인간 내면의 불안을 승화라는 개념으로 재구성됐다. 권예인 인턴
대구 수창청춘맨숀에서 지난 3월 25일부터 6월 15일까지 「불꽃에서 피어난 정원」 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대구예술발전소의 실험적 기획 프로젝트 중 하나로 디지털 시대의 분노·갈등·그리고 인간 내면의 불안을 심리, 철학, 예술적 관점에서 바라보며 '승화'라는 개념으로 재구성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대구 수창청춘맨션에서 오는 6월 15일까지 전시되고 있는 「불꽃에서 피어난 정원」 팸플렛. 권예인 인턴
전시장에 들어서면 어두운 공간에 한 줄기 백열전구가 메마른 풍경을 비춘다. 거대한 고층 건물의 모형 사이사이에 선명한 핏자국과 쓰러진 돼지의 형상들이 눈에 들어온다. 짙은 적색과 검은색으로 표현된 이 형상들은 마치 고통과 피폐함이 응축된 하나의 풍경처럼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대구 수창청춘맨션에서 전시되고 있는 「불꽃에서 피어난 정원」의 작품은 현대 산업사회의 부정적인 면을 표현하고 있어 심신미약자는 관람을 피해달라는 안내를 하고 있다. 권예인 인턴
전시 「불꽃에서 피어난 정원」은 디지털 시대의 분노, 갈등, 그리고 인간 내면의 불안을 '승화'라는 개념으로 재구성 했다. 특히 전시장 한가운데 놓인 구조물은 우리 사회의 발전과 그 이면에 존재하는 생명의 희생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대구수창청춘맨션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회 「불꽃에서 피어난 정원」 장면. 권예인 인턴
살점이 드러난 채 피흘리고 있는 돼지들은 단순한 동물만을 표현한 것이 아니다. 도시가 확장되고 고층 아파트가 솟아오르는 동안, 그 뒷편에서 사라진 것은 단지 자연만이 아니었다. 때로는 삶의 터전이 무너진 사람들, 가려진 채 보이지 않는 약자들일 수 있다. 돼지는 그 모든 생명들을 대신한다.
「불꽃에서 피어난 정원」 전시회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구조물 사이를 연결하는 다리와 그 밑에 붙어있는 메마른 뿌리이다. 이것은 인간의 욕망이 깎아래린 산과 숲, 그리고 그 속에 있던 존재들의 흔적을 암시한다. 권예인 인턴.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녹슨 구조물 사이를 연결하는 다리와 그 밑에 붙어있는 메마른 뿌리이다. 이것은 인간의 욕망이 깎아내린 산과 숲, 그리고 그 속에 있던 존재들의 흔적을 암시한다.
「불꽃에서 피어난 정원」 전시 곳곳에는 살점이 드러난 채 피흘리는 돼지들이 있다. 단순히 동물만을 표현한 것이 아니다. 고층 아파트가 솟아오르는 동안, 그 뒷편에서 사라진 것은 삶의 터전이 무너진 사람들, 가려진 채 보이지 않는 약자들일 수 있다. 돼지는 그 모든 생명들을 대신한다. 권예인 인턴
또한 다리 위 무채색의 사람들은 무언가에 갈등하고 있는 듯 불만 가득한 표정과 몸짓을 하고 있다. 이것은 단순한 조형물이 아닌 사소한 일에도 쉽게 충돌하고 균열이 생기는 우리의 모습을 투영하는 듯하다.
대구 수창청춘맨숀에서 지난 3월 25일부터 6월 15일까지 열리고 있는 「불꽃에서 피어난 정원」 전시이다. 권예인 인턴
외부에 위치한 조형물은 특히 위태롭다. 밑이 가늘고 윗부분이 과도하게 넓게 형성된 이 구조물은 시각적으로 불균형을 자아낸다. 이는 오늘날 사회의 불평등, 균형 잃은 발전과 소비의 구조를 고발하는 형상으로 해석된다.
살점이 드러난 채 피흘리고 있는 돼지들은 단순한 동물만을 표현한 것이 아니다. 도시가 확장되고 고층 아파트가 솟아오르는 동안, 그 뒷편에서 사라진 것은 단지 자연만이 아니었다. 때로는 삶의 터전이 무너진 사람들, 가려진 채 보이지 않는 약자들일 수 있다. 돼지는 그 모든 생명들을 대신한다.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개념인 '승화(Sublimation)'를 중심에 둔 이번 전시는, 단지 충격적이고 불쾌한 이미지에만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그 충격을 통해 관람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우리가 축적하는 '발전'은 무엇을 밟고 올라서는가?'
이 전시는 구조적 상징을 통해 관람자 스스로가 사고하게 만든다. 관람객 각자가 스스로의 욕망과 불안을 직면하고, 그것을 새로운 방식으로 전환할 가능성을 생각하게 한다.
전시를 감상한 한 관람객(30대, 여)은 "기술의 발전도 중요하지만, 그 이면에 존재하는 누군가의 희생과 불평등함, 불균형을 이번 전시를 통해 다시 한번 깨닫고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분노의 시대,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물음에 이 전시는 우리에게 답을 주지 않는다. 대신, 그 물음 자체를 깊게 새기게 한다.

최미화 기자 cklala@idaegu.com

권예인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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