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이야기] 봄철 강풍과 산불, 알고 대응하자-경북산불현장을 돌아보며

최수현 기자 2025. 5. 14.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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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습도 산불 확산 주요 원인이지만
실제 발화 원인 31.2%는 ‘입산자 실화’
기상정보 참고해 모두 예방에 힘써야
장동언기상청장

봄꽃을 기다렸던 설렘도 잠시, 올봄 경북지역은 지난 3월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로 안타까운 시간을 보냈다. 매년 봄이 되면 우리는 전국 곳곳에 산불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접한다. 산림청의 최근 10년 평균 산불 통계에서도 봄철 산불이 56%(총 546건 중 303건)로 집중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왜 봄에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걸까. 봄에는 건조한 바람이 불고 강풍도 잦기 때문이다. 봄이 되면 겨울철 우리나라를 지배하고 있던 시베리아 고기압으로부터 이동성고기압이 형성된다. 건조한 공기와 함께 내려오는 이동성고기압은 우리나라 남쪽에 위치하면서 북쪽으로는 저기압, 남쪽으로는 고기압이 위치하고 그 사이로 강하고 건조한 바람이 분다. 이러한 바람은 산불을 확산시키며 진화를 어렵게 한다.

산림청은 이번 경북 산불의 잠정 산림 피해 면적이 9만여ha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산불이 대형 산불로 확산하는 주요 원인은 건조한 환경에서 강한 바람으로 인해 비산화 형태의 산불로 전이되기 때문이다. 비산화 형태의 불은 불의 화두 부분에서 상승 기류가 발생해 수피, 구과 등에 붙은 불똥이 날아가 번지는 불로, 연소 방향 예측이 어려워 진화가 매우 어렵다. 산불이 발생한 지난 3월21~26일 기상 특성을 분석해 보면 전국 평균기온은 14.2℃로 역대 가장 높았고, 경북지역은 상대습도가 평년 대비 15%p 이상 낮았다. 고온 건조한 날씨에 강한 바람이 이어지면서 산불 발생과 확산이 쉬운 기상 조건이 형성된 것이다.

산불은 기상, 숲의 종류, 지형에 영향을 받아 확산한다. 국립산림과학원이 발간한 '2025년 산불 제대로 알기'에 따르면 산불 확산 속도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바람이며, 6㎧의 속도로 바람이 불면 무풍일 때보다 산불 확산이 26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습도도 산불의 확산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공기 중 실효습도가 40% 이하로 떨어지면 낙엽의 수분 함유량이 10% 정도로 낮아지며, 수분 함유량이 15% 이하인 낙엽은 35%인 낙엽과 비교했을 때 발화율이 약 25배 높다.

그러나 봄철 기상 조건은 산불이 자주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일 뿐, 실제 발화 원인은 31.2%가 입산자 실화로 발생한다. 아무리 애써 가꾼 산림도 불이 나면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해, 이를 원상복구 하기 위해서는 긴 세월에 걸쳐 막대한 노력과 비용이 투자돼야 한다. 봄철과 같이 건조한 바람이 불고 강풍이 빈번한 시기에는 산과 가까운 곳에서 쓰레기를 소각하지 않는 등 평소보다 더욱 산불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산불이 발생하면 기상청에서도 산불 관련 기상정보 및 예보를 제공하고, 기상전문가 산불 현장 통합지휘본부 파견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산불 현장의 풍향, 최대순간풍속, 시정 등 기상정보는 산불 확산, 진화 방향 결정 등 산불 진화 의사결정에 꼭 필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번 경북지역 산불에서도 대구지방기상청은 진화 지원을 위해 정기 발표 예보 외에도 산불 관련 기상 특·정보, 산불 진화용 기상정보, 잔불 진화용 기상지원 등 일주일간 총 100회이상의 특별기상정보를 제공했다. 또 산불현장대응반 운영 및 통합지휘본부 대책회의에 참석해 바람과 연무 상황, 강수 전망 등 중요 정보를 수시로 현장에 전달했으며, 기상관측차량으로 산불 현장의 특별기상관측을 실시해 산불지휘본부에 기상관측자료를 실시간 제공했다.

향후 대형 산불을 대비하기 위해 이번 산불의 진행 경로, 당시의 기상 상황, 피해 현황 등을 수집하고 정확하게 진단·분석해 선제적 대응에 초점을 맞춘 확실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더불어 건조주의보와 강풍주의보 발효 시엔 화재 예방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

올 봄 지울 수 없는 아픔을 준 대형 산불과 같은 재난이 앞으로는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며, 기상청에서는 봄철 강풍 등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는 기상재해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장동언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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