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카타르 왕실의 비행기 선물

중동 부국 카타르와는 유난히 구설이 많다. 트럼프 1기 시절인 2017년 카타르는 테러 단체를 지원하는 이란과 가깝다는 이유로 사우디·UAE·이집트 등으로부터 단교를 당했다. 트럼프는 애초 카타르를 비난하다 갑자기 입장을 번복, 외교적 중재에 나섰다. 그는 120억 달러 규모의 F-15 전투기 판매를 승인했는데 카타르의 은밀한 로비가 작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듬해 카타르 정부와 관련 단체들은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에서 약 30만 달러를 지출했고 트럼프 측 개인사업체 자금 지원에도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는 카타르 왕실이 트럼프 2기 취임 후 첫 중동 방문을 앞두고 ‘하늘의 여왕’이라 불리는 4억 달러(약 5600억원)짜리 보잉 항공기를 미 국방부에 기증하는 형식으로 트럼프에게 선물했다. 트럼프는 이 비행기를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으로 쓰고 퇴임 후에는 소유권을 트럼프 도서관으로 넘겨 계속 타고 다닐 것이라고 한다. 카타르 측은 지난 2월 해당 비행기를 트럼프 사저가 있는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보냈고 에어포스 원 개조 작업도 진행 중이다.
미 헌법에 따르면 현직 대통령 등 공직자는 국회 동의 없이 외국 정부에서 선물을 받아서는 안 되며, 미 연방정부법에도 480달러(약 67만원) 이상의 선물은 개인적 수령을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트럼프는 “국방부가 공짜 항공기 한 대를 받는 것은 공개적이고 투명적 거래”라고 둘러댄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트럼프와 카타르 왕실의 부적절한 유착 관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주춘렬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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