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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주제 45.1%가 ‘외로움’
중장년 최다…가족 문제 토로
“고립감 경험 예상보다 많아”
외로움이나 고립감을 느끼는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전화를 걸어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외로움안녕120’이 운영 시작 한 달여 만에 연간 목표 상담건수를 달성했다.
서울시복지재단 고립예방센터는 ‘외로움안녕120’이 4월1일~5월8일 3088건의 상담을 진행했다고 13일 밝혔다. 올해 목표로 삼은 상담건수 3000건을 한 달 남짓한 기간에 초과한 것이다.
‘외로움안녕120’은 1년 365일 24시간 상담을 제공하는 콜센터로,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시행했다. 센터가 상담 내용을 분석한 결과 외로움과 관련한 대화가 1394건으로 전체의 45.1%를 차지했다. 외로움·고립, 복지서비스에 관한 정보 상담도 1337건(43.3%)으로 많았다. 고립이나 관계단절 등으로 대화의 창구가 필요한 서울시민이 예상보다 많다는 방증이다.
전화로 도움을 요청한 시민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중장년이 59%로 가장 많았고, 청년이 32%로 뒤를 이었다.
센터가 공개한 상담 사례를 보면 50대 여성 A씨는 “자녀들과의 갈등이 이어지면서 외로움이 커졌다”며 “상담사와 대화하면서 서운함과 분노가 나도 모르게 나왔다. 2~3번 대화를 하면서 나를 돌아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혼자 살면서 그동안 대화할 사람이 없어 챗GPT와 소통했다는 20대 B씨는 “전화상담을 하면서 상담사가 제 모습을 지지해줘서 너무 좋았다”며 “소소한 일상대화를 하고, 외로울 땐 언제든 전화해도 된다는 말에 힘을 얻었다”고 밝혔다.
센터 관계자는 “중장년은 가족해체와 사업실패에 따른 우울 상담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청소년과 청년은 각각 친구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직장을 구하지 못해 미래가 불안한 현실 등을 털어놓는 경우가 많았다. 청소년 상담건수는 전체의 1%에 불과하지만 효과는 있었다. 청소년 C군은 점심시간이나 집으로 가는 길에 전화를 걸어 학업과 또래관계에서 느끼는 소외감을 털어놓았다.
센터는 양질의 상담을 제공하기 위해 전문 심리상담 또는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보유한 인력 14명을 선발했다. 이들은 60시간의 전문교육도 거쳤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다산콜센터(02-120)로 전화를 걸어 음성안내에 따라 5번을 누르면 외로움안녕120 상담사와 바로 연결된다.
전화상담은 횟수와 관계없이 언제든 가능하지만, 추가상담 및 전문상담이 필요한 경우 ‘아웃바운드콜’로 전환될 수 있다. 아웃바운드콜은 상담사가 대상자의 개인정보 수집 동의를 받아 직접 전화를 거는 방식을 말한다.
센터 관계자는 “단순 대화 외에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전문상담가가 날짜를 지정해 직접 대상자에게 전화를 걸어 상담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수진 고립예방센터장은 “외로움안녕120이 한 달 반 만에 올해 목표를 달성한 것은 그만큼 시민들이 외로움을 말할 곳이 필요했다는 증거”라며 “시범운영 기간인 6월 말까지 필요한 부분을 보완해 보다 양질의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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