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일기] “그만큼 간절합니다” SK, D리그 멤버들에 오재현까지 총출동

창원에서 열렸던 챔피언결정전 4차전 영상을 다시 보면 서울 SK 벤치 근처에서 깨알 같은 변화가 있었던 걸 알 수 있다. 김지후, 선상혁, 전성환 등 D리그 멤버도 전원 현장을 찾았다. 이들 역시 SK가 팬들에게 배포하기 위해 제작한 붉은 티셔츠를 입고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3차전이 열렸던 날은 용인에 있는 연습체육관에서 훈련을 소화한 후 각자 중계를 보며 응원했을 뿐이다.
SK가 예상과 달리 3차전까지 모두 패하며 벼랑 끝에 몰리자, D리그 멤버 전원은 경기 당일(11일)에 창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갑작스러운 일정이어서 단체로 기차 예매를 하는 게 어려운 상황이었던 만큼, 총 3대의 차에 몸을 실어 왕복 600km 이상에 달하는 거리를 ‘당일치기’로 다녀왔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지만, 그 정도로 SK는 간절했다. 역대 최소 경기(46경기) 우승을 달성할 정도로 압도적인 정규리그를 치렀는데 스윕을 당한다? 자존심이 걸린 문제였다. SK는 2012-2013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울산 모비스(현 현대모비스)에 스윕을 당한 경험이 있다. KBL 출범 후 챔피언결정전 스윕을 두 번 당한 팀은 아직 없었다.
“모든 힘을 다 모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도 D리그 코치 시절에 정규리그 우승이 걸린 원정경기나 플레이오프마다 D리그 멤버들을 직접 데리고 다녔어요. 제가 모두 와서 응원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만큼 간절했어요.” 김기만 코치의 말이다. 서울에서 버스를 대절해 이동한 원정 팬들, D리그 멤버들의 응원이 닿았던 걸까. SK는 4차전에서 챔피언결정전 역대 최소실점(48실점)을 기록하며 반격에 성공했다.
먼 거리였지만 즐거운 기억과 함께 퇴근했던 만큼, SK D리그 멤버들은 5차전이 열린 13일에도 잠실학생체육관을 찾았다. 관중석에서 봤던 1~2차전과 달리 이번에도 SK 벤치 부근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4차전처럼 이번에도 붉은 티셔츠를 입었고, 허리 부상으로 3차전부터 자리를 비우고 있는 오재현도 통증을 참아가며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전술과 별개의 영역이기 때문에 D리그 멤버들의 응원이 승리하는 데에 얼마나 작용했는지 과학적으로 증명할 순 없지만, SK로선 기분 좋은 루틴이 생긴 것이나 다름없다. D리그 멤버들 모두 오는 15일에도 600km 이상에 달하는 이동 거리를 오가야 하지 않을까.
주축 김선형, 안영준, 자밀 워니부터 1경기도 뛰지 못한 신인 이민서, 강재민까지. SK는 선수단 전원이 0%의 기적을 위해 함께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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