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빈손… 건설경기 불황에 ‘하루벌이 삶’ 막막
인력사무소 "목수 등 기술 있는 기공도 일 없어… 최악의 시기"

"매일 새벽 인력사무소에 나오지만 일을 찾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먹고살아야 할지 막막합니다."
13일 오전 5시께 수원시 팔달구 고등동 A인력사무소 앞을 서성이던 30대 김모 씨의 한탄 섞인 말이다.
이날 사무소에는 작업조끼나 작업복을 입고 가방을 멘 일용직 근로자 10여 명이 모여 있었다. 이들은 일감을 받기 위해 대기하며 담배를 피거나 서로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때웠다.
약 40분의 시간이 흘렀고, 아무런 소식이 없자 근로자 10여 명은 "집에 가야겠다"며 의자 아래에 둔 가방을 들고 각자 흩어졌다.
'혹시 일거리가 생길지 모른다'고 생각한 김 씨는 10분가량을 더 기다렸지만 "오늘 일이 없다"는 사무소장의 말에 곧 체념하며 짐을 챙기고 떠났다.
김 씨는 "일주일이 넘도록 제대로 된 일감을 찾지 못했다"며 "특히 겨울이 지나면 공사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일거리가 늘지만, 최근에는 아예 일이 없어 불황이 더욱 체감된다"고 토로했다.
다른 인력사무소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50대 한모 씨는 이날 오전 6시께 B인력사무소를 찾아 일거리가 있는지 물었다.
그러나 사무소장이 "일이 없다"고 답하자 한 씨는 약 500m 떨어진 인력사무소로 빠르게 움직였다.
한 씨는 "요즘 일주일에 일거리가 1∼2건 정도밖에 없어 어떻게든 돈을 벌어 보려고 근처 인력사무소들을 전전하지만 허탕만 친다"며 "일용직으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힘드니 형편이 어려운 것을 넘어 심적으로 고달프다"고 호소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도내 건설업 취업자 수는 최근 3년간 하반기(7∼12월) 기준 2022년 62만3천 명, 2023년 64만1천 명으로 증가세를 보이다 지난해 60만2천 명으로 6%(약 3만9천 명) 감소했다.
아울러 올해 3월 국내 건설업 취업자는 193만2천 명으로 전년 동월 211만7천 명에 비해 8.7%(18만5천 명) 줄었다.
도내에서 인력사무소를 운영 중인 60대 최모 씨는 "최근 목수, 철근 등 기술이 있는 기공도 일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잦아 요즘이 IMF 때보다 더 힘들다는 말도 많이 나온다"며 "공사현장에 근로자들을 보내지도 못해 매출이 안 나오는 만큼 인력사무소도 최악의 시기"라고 설명했다.
이시모 기자 sim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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