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며 읽는 동시] 골탕
골탕
이성자
엉뚱하기로 소문난
우리 반 대풍이
4학년으로 올라온 첫날
-선생님,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뭐예요?
뜬금없는 질문을 한다
-그야, 된장찌개지.
-그럼 제일 싫어하는 음식은요?
잠시 생각에 잠긴 선생님 활짝 웃으며
-그야, 골탕이지.
한 방에 아웃된 대풍이
일 년 내내 힘 못 쓰겠다.

짓궂은 학창시절 추억
어느 학급이고 짓궂은 친구가 있다. 특히 선생님만 골라서 골탕을 먹이기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 이 동시 속의 대풍이도 그중 하나다. 4학년이 돼 처음 맞는 선생님을 골탕 먹이려고 잔뜩 벼르고 있는 대풍이. 그런데 이를 눈치 챈 선생님이 먼저 한 방을 먹인다. 가장 싫어하는 음식은 ‘골탕’이라고. 이때의 대풍이 표정은 어떠했을까. 보나 안 보나 우거지상이었을 것 같다. 학창시절은 참 많은 추억을 남긴다. 그 가운데는 아름다운 추억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추억도 있다. 친구도 마찬가지다. 좋은 친구도 있지만 못된 친구도 있다. 남을 골탕 먹이기 좋아하는 친구도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지나고 보면 그런 친구가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선생님 입장에서는 모범생보다 말썽꾸러기가 더 기억에 남는다고 하던가. 글도 다를 게 없다. 공부 잘하고 말 잘 듣는 모범생은 글의 주인공이 될 수 없다. 반면에 못된 짓만 골라 하는 골칫덩어리는 항상 글의 중심에 선다. 위 동시에서 대풍이가 착한 아이였다면 이성자 시인은 글을 못 썼을 것이다. 고맙게도 말썽꾸러기였기에 작품 하나를 얻은 것이다. 작가들은 이처럼 고약한(?) 아이들을 찾아다닌다. 그러고 보면 작가들도 참 못된 취향을 갖고 있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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