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과 유리-물질 다루는 법...청주 미술전 '다채'
쉐마미술관 강민영·쑨 지·최민솔·편대식 단체展

[충청타임즈] 충북 청주시에서 다채로운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들이 다음달까지 이어진다.
수암골에 위치한 네오아트센터는 다음달 15일까지 심병건, 이선희 작가의 전시 '유연함의 영속성'을 선보인다.
두 작가는 각각 금속과 유리를 사용해 시간의 흐름, 기억의 흔적, 형태의 변이를 시각화한다.
흐르고 굳어지는 유리와 압력에 의해 변형되는 금속은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그 속에서 생명력과 역사의 기억이 응축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심 작가는 프레스 드로잉이라는 독창적인 기법으로 강인한 금속판에 압력을 가했다. 이를 통해 가장 단단한 재료인 금속에서 가장 유연한 형상을 끌어내 금속 내부에 잠재된 유기적 곡선과 감각의 리듬을 끌어냈다.
오랜 시간이 흘러도 어떠한 외부 환경에도 변하지 않고 영구성을 유지하는 스테인리스 스틸은 작가의 육중한 프레스에 의해 점묘법처럼 한 점 한 점 이야기를 그려낸다.
이선희 작가는 '보이지 않으면서도 존재하는 것'을 가시화하는 매개체로서의 유리의 투명함을 이야기한다.
투명하고 섬세한 유리는 열과 중력으로 흘러내리고 그 움직임과 빛의 굴절을 통해 유리의 이면은 고정된 형상으로 응축됐다.
시간에 따라 움직이는 빛은 유리의 표면과 내부를 타고 흘러 다니는 듯한 느낌을 주며 정적인 오브제 안에 동적인 감각을 부여하기도 한다.
박인환 큐레이터는 "상반된 재료들이 말하는 유연함의 영속성은 물질을 넘어 감각, 시간, 삶의 태도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쉐마미술관은 다음달 22일까지 청년작가 4인의 단체전 '물질을 다루는 방법 : 환영'을 연다.
이번 전시에는 감각과 개념의 경계를 넘나들며 물질을 다루는 강민영, 쑨 지, 최민솔, 편대식 작가 등이 참여했다.
작가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물질을 변환시키고 이를 환영(illusion)의 이미지로 확장해 시각을 넘어선 감각의 영역을 탐색한다.
특히 전통적 형식 해체, 보이지 않는 것의 시각화, 평면과 조각의 혼성, 반복 수행을 통한 물질성의 환기 등은 동시대 현대미술의 새로운 사유 방식을 제시한다.
강민영 작가는 시각적 정보에 매몰되지 않는 다차원적 경험을 통해 풍경회화의 전통에서 벗어나 자연에 대한 본인만의 미시적 해석을 시도한다.

쑨 지 작가는 특수조명을 사용해 미디어아트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켜 회화의 경계를 벗어나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관람객들은 암전된 공간에서 펼쳐지는작품을 통해 판타지는 현실을 이탈하는 비현실의 존재가 아니라 이미 이미지 안에 있으며 우리 안에 내재하는 존재임을 깨닫는다.
개인이 갖추어야 할 형태와 태도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최민솔 작가는 획일화된 사회 속에서도 개별적 존재로서의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작품은 시각적 베이스로 색과 비정형, 프레임(경계)을 활용해 공간과 개인, 그 관계 속에서 생성되는 의미를 탐구한다.
편대식 작가는 평면 위에 흑연을 칠하는 작업을 통해 평면을 메우고, 고된 반복들은 흑연 본연의 물질성을 드러내며 반짝인다.
관객은 회색의 반듯한 보석 단면을 마주하듯 그 앞에서 물질에 비친 자신을 바라보며 작가의 수행적 운동을 유추한다.
한영애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를 통해 유행과 중심에서 벗어난 채 묵묵히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해온 청년 작가들을 소개하고 동시대 예술에서 물질을 다루는 새로운 감각과 인식의 지평을 제안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남연우기자 nyw109@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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