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목장의 결투…'보수 표심'을 잡아라

전재용 기자 2025. 5. 13.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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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김문수 '박정희 마케팅' 열올리며 지지 호소
이준석은 거대양당 후보 모두 비판하며 청년층 공략
제21대 대통령 선출을 위한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13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사진 왼쪽부터)가 대구광역시 동성로 거리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울산 남구 신정시장에서,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대구 경북대학교에서 집중 유세를 하고 있다.연합

차기 대권을 거머쥐기 위한 대표 주자들이 13일 TK(대구·경북) 지역을 누비며 적극적인 구애를 펼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功)을 언급하며 보수·중도층의 이목을 끌었고,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거대양당 후보를 모두 비판하면서 청년 표심을 자극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민주당의 대표적인 험지인 경북과 대구를 옮겨가며 표몰이 나섰다.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대구(21.6%)와 경북(23.8%)에서 가장 낮은 지지율을 획득했던 지역이기도 하다.

먼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를 찾은 이 후보는 우리나라 산업화를 이끈 공을 언급했다. 독재와 사법살인, 민주주의 말살 등 박 전 대통령의 과(過)를 설명하면서도 민주적인 소양만 가졌다면 모두가 칭송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과 정치적 진영 갈등을 넘어 국가의 미래를 위한 효율적인 선택에 나설 때라고도 역설했다.

대구 동성로 옛 대구백화점 앞 유세 현장으로 이동해서도 '보수 텃밭'의 변화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을 얼마 전에 만났는데, 그 말씀을 했다. '대구하고 광주의 차이, 영남과 호남의 차이가 뭔가. 호남·광주는 정치 공천이 마음에 안 들면 그들을 버리고 다른 선택을 한다. 그런데 대구와 영남은 정치가 결정하면 아무 소리 없이 따르더라. 그게 결정적인 차이'"라며 "이거는 매우 큰 차이를 가져온다. 공천만 하면, 100% 당선되면 그 정치인이 어떤 선택을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김대중 정책이면 어떻고 박정희 정책이면 또 어떤가"라며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고 '이재명 잘한다'소리 들으면 저한테도 좋은 일이니까 좌우 색깔, 지역 출처 가릴 필요 없는 것 아닌가"라고 설득했다.

이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도 TK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거론하면서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당신의 묘소에 침을 뱉던 제가 당신의 묘소에 꽃을 바칩니다'라고 발언한 일화를 소개하자 지지자들로부터 박수를 받기도 했다. 김 후보는 "제가 젊었을 때는 박정희 대통령을 반대했다. 최근 들어보니 제가 잘못했다는 것을 알았다"라며 "박정희 대통령은 가난을 없애고 세계 최강의 제조업과 산업혁명을 이룬 위대하고 세계적인 지도자"라고 치켜세웠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한 동정여론을 다시 일으키며 텃밭 표심을 다잡았다. 그는 "(박 전 대통령) 따님인 박근혜 대통령은 서울 집을 빼앗기고 대구 달성군에 와 계시는데 저와 같은 학번"이라며 "대구·경북이 배출한 박근혜 대통령이 달성군에 계시는데, 박수로 응원해달라"라고 독려했다.

김 후보는 중앙정부 권한 지방 이양을 비롯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성공적 개최, 지방대학 연구·개발(R&D) 지원 등을 공약했다. 그는 "국가 위기일 때마다 생각나는 곳이 대구·경북"이라며 "지금 나라가 어려워졌다. 누가 대한민국을 산업화시켜서 배고픈 나라를 다이어트하는 나라로 만들 것이냐. 저는 김문수라고 생각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이날 대구 죽전네거리 피켓 유세로 지역 순회를 시작했다. 대구 의료 현안 간담회와 칠성시장 상인회 간담회 등 민생 현안을 청취하면서도 경북대학교 학생들과의 점심 일정과 2·28기념중앙공원 집중 유세를 소화하며 청년층 표심을 집중 공략했다. 아울러 TK가 이재명·김문수 후보를 심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지난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선거를 언급하며 대구 수성구가 김문수 후보를 이미 한 차례 심판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당시 김 후보는 김부겸 전 총리와의 맞대결에서 패해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이 후보는 "보수의 세가 강한 지역에서 국회의원을 하기에도 부적격자라고 인정했던 그런 후보를 굳이 (대선에) 공천한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시민의 의중은 아랑곳하지 않고 당권 싸움에 몰두한 판단"이라며 "9년 가까이 더 지나가지고 그 흘러간 물이 새로운 물이 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후보를 향해서도 "최근 자신감을 가지고 TK 지역의 행보를 강화하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민주당 대표로 있을 때 압도적인 입법 권력을 바탕으로 대구·경북 지역 여러 숙원 사업을 풀어낼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라며 "하지만 이 후보는 본인의 입법 권력을 본인에 대한 방탄, 윤석열 정부를 공격하는 것에만 사용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열심히 하는 모습은 긍정적인 평가를 하겠지만, 지금까지 지역 숙원사업들을 도외시하고 오히려 분열을 조장했던 것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