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원 17명의 힘 찾아볼 수 없는 국민의힘 부산선대위

2025. 5. 13.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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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운동 첫날 회의부터 대거 불참
‘뭉쳐도 부족한 판에 소극 태도’ 뭔가

국민의힘 부산시당이 6·3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 시 당사에서 열린 부산선대위 첫 회의부터 분위기는 썰렁했다. 현역 국회의원 17명 중 4명만 참석하는데 그친 것이다. 일부는 중앙선대위 임명장 수여식 참석이라는 이유라도 댔으나 나머지는 변명조차 없었다. 친한계(친한동훈계)로 분류되거나 김문수·한덕수 후보 단일화를 밀어 붙였다가 실패한 의원들도 불참했다. 부산시당은 이날이 공식 선거운동 첫날임에도 유세차량이나 선거운동복 등이 준비되지 않아 제대로 유세를 진행하지 못했다.

국민의힘 부산 국회의원들이 지난 12일 수영구 남천동 부산시당에서 21대 대통령 선거 부산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개최한 뒤 큰 절을 올리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국민의힘 부산시당의 무기력한 모습은 사상 초유의 후보 교체 파문으로 빚어진 중앙당 내홍이 고스란히 전이된 것이다. 당 지도부가 경선을 거쳐 정당하게 뽑힌 대선 후보를 제치고 입당조차 하지 않은 외부 인사를 최종 후보로 옹립하기 위해 각종 무리수를 두느라, 계엄과 탄핵으로 갈라진 당내 여론을 더욱 어지럽히고 시간은 시간대로 낭비했다. 선거운동이 시작됐지만 일반 운동원은 물론이고, 김문수 후보조차 마련된 선거운동복이 없어 입지 못했을 정도다. 후보 선정 문제로 갈팡질팡 하느라 늦어졌다 해도 안이한 선거 준비 태세는 유권자들이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넘었다. 부산에서 당세는 국민의힘에 절대적으로 밀리지만 첫날부터 중앙과 부산선대위 주요 인사들이 모여 출정식을 갖고 유세에 돌입한 더불어민주당과 대조를 이룬다.

이번 21대 대선에서 국민의힘은 절대 열세다. 국민의힘이 배출한 대통령이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키고 탄핵까지 됐으니 그 심판론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똘똘 뭉쳐 총력 대응해도 부족할 판에 당 대표를 지내고 경선 후보까지 나섰던 한동훈 전 대표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선대위 참여를 거부한 채 팔짱 끼고 구경만 하고 있다. “할 수 있는 일을 도울 것”이라던 한덕수 전 총리도 마찬가지다. 지금으로선 제일 유리한 고지에 있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전국 51개 도시를 돌며 경청투어를 진행했으나 그 코스에 부산은 없었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 전 부산에 왔다 가긴 했으나 다소 의외의 동선이다. 원내 1당인 민주당은 부산 민심에 소홀한 인상이고, 부산을 텃밭으로 하는 국민의힘은 자중지란이다. 부산이 진짜 정치 변방으로 전락할 위기다.

국민의힘은 22대 총선에서 민주당 싹쓸이를 막고 개헌 저지선을 지킬 수 있었던 마지막 보루가 부산의 17석이라고 평가해왔다. 3당 합당 이후 부산은 보수 계열 정당이 압도적 우위를 점해왔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하다 급기야 20대 총선과 민선 7기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좌우 균형을 맞추려는 움직임이 가시화 하고 있다. 부산이 보수의 안방이라 불리던 시절은 이미 과거다. 국민의힘 부산 의원들이 계파나 의식하면서 정권이 넘어가도 금배지는 지킬 수 있다는 계산이라면 이만저만한 착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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