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휴전'에 美 경제 간신히 숨통만… "경제 둔화는 불가피"
지난해 '2.8%'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
관세 인하 후 '반짝 수입' 영향 적을 수도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90일 휴전에 들어가며 시장과 경제 전문가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시장이 관세에 대응할 시간을 벌면서 당장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는 크게 줄었다. 다만 불확실성은 그대로인 만큼 미국의 저성장 기조는 지난해보다 더욱 짙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침체'는 피해도 '부진'은 이어져
전문가들은 12일(현지시간) 미중 양국이 상호관세 인하에 합의하며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위험이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영국의 경제연구소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이날 올해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이 당초 45%에서 35%로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0.5%포인트 상향 조정한 1%로 제시했다.
다만, 눈앞의 침체 위기를 벗어났을 뿐, 미국 경제의 둔화 흐름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뒤따르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2.8%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는데, 골드만삭스의 전망이 맞다면 올해 성장률은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게 된다.
불확실성의 근원인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점이 경기 둔화 전망의 주된 배경이다. 아드리아나 쿠글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는 12일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 가능성은 여전하다면서 "(관세 부과) 규모는 바뀌었을지 몰라도 방향은 바뀌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관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꺼릴 것"이라며 "경제학자들은 이민 단속, 정부 자금 삭감, 공무원 해고, 학자금 부채 상환 재개 등 다른 조치로 인한 위험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세율, 조정 후에도 1937년 이래 최고치"
미중이 인하에 합의한 관세 수준도 여전히 높은 수준인 점도 미국 경제에 부담이다. 미국 예일대 예산연구소는 미국의 평균 실효 관세율을 17.8%로 추산했다. 미국이 영국, 중국에 대한 관세를 인하한 것을 반영했지만, 여전히 1937년 이래 최고율이다. 쿠글러 이사는 "현재 발표된 수준으로 관세가 유지되더라도 경제에 미칠 영향은 상당하다"고 짚었다.
미국 기업들이 관세 부과 직전처럼 수입을 크게 늘려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미국의 대(對)중국 30% 관세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기업과 가계가 추가로 물건을 구입할 여력이 부족한 데다, 이번 관세 인하 조치가 유지되는 90일 내에 수입 가능한 물량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불룸버그에 "가계와 기업이 더 많은 비축을 할지 회의적"이라며 "폭발적인 수입 물량 증가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혁 기자 dinner@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재명 신자 하루만에 품절...'대선 굿즈'로 떠오른 빨강파랑 운동화 | 한국일보
- "누구 위해 사나"... 벤츠 타고 호텔 조식 먹는 80세 선우용여 | 한국일보
- 경비실서 성관계 중 사망한 경비원, 어떻게 산재 인정받았나 | 한국일보
- 홍준표 지지자들, '이재명 지지' 선언... "국민의힘, 보수정당 자격 없어" | 한국일보
- '보수 적자' 외친 이준석 "김문수는 흘러간 물" | 한국일보
- "페달 오조작 가능성"… 손자 잃은 급발진 의심 사고 운전자 패소 | 한국일보
- 14년 전 김문수 "도지삽니다" 사건 전말이라고?... "실드 칠수록 우스워져" | 한국일보
- 주호민 아들 학대 혐의 2심서 벗은 교사...'몰래 녹음' 증거력 판단이 유무죄 갈랐다 | 한국일보
- '女 출산 가산점' 공약 언급한 민주당 의원, 선대위 직책 사퇴 | 한국일보
- 한혜진 "남편, 사기 피해 후 공황장애→돌연 심장마비로 사별"... 고백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