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우선순위 떨어질라"… '미중 관세 합의'에 불안해진 일본

류호 2025. 5. 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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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국 조바심 이용하려 했는데
"미중 갈등 어부지리 효과 어려워져"
스콧 베선트(오른쪽) 미국 재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1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중국과의 관세 협상 관련 기자회견에서 협상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제네바=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 간 관세 전쟁 휴전 소식에 일본이 긴장하기 시작했다. '미중 협상 난항' 국면을 역이용해 미일 조기 협상을 타결하겠다는 게 기존 전략이었지만, 미중 간 휴전으로 되레 일본이 미국의 협상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됐다는 우려에서다.

13일 NHK방송,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중순 이후 실시될 미일 3차 협상을 앞두고 미중 관세 합의 결과 분석에 들어갔다. 미중은 1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한 고위급 무역 협상을 통해 90일간 상호관세를 각각 115%포인트 인하하기로 하고 추후 협상을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13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중 발표를 포함해 관련 동향에 높은 관심을 갖고 주시하겠다"며 "그 영향을 정밀 조사해 적절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능한 한 조기에 합의해 (양국) 정상이 발표하게 할 것"이라며 '조기 합의' 목표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이시바 시게루(가운데) 일본 총리가 지난달 25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미일 관세 협상 관련 정부 종합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이시바 총리,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담당장관. 도쿄=지지·AFP 연합뉴스

하야시 장관의 자신 있는 태도와 달리 실제 정부 내부에선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국의 보복 관세로 미국 경제가 타격을 입자 다른 나라와의 조기 합의를 강조해 왔다. '협상 성과'가 급한 트럼프 대통령의 심정을 파고들어 미일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가겠다는 게 일본의 숨은 전략이었다. 그런데 미국은 미중 합의로 시간을 벌게 됐다. 미중 합의에 앞서 영국과도 무역 협상을 타결했다. 미국으로선 일본과의 조기 협상 타결이 그만큼 덜 아쉬워졌고, 일본의 협상력은 그만큼 약화될 것이란 게 일본의 우려다.

미일 관세 협상에 참여하는 정부 관계자는 마이니치신문에 "트럼프 행정부는 미중 관계 개선으로 관세 인하를 바라는 시장 압력을 피할 수 있게 됐다"며 "미중 갈등을 통한 어부지리 합의를 바라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마이니치는 "(이번 미중 합의로) 조기 합의를 목표로 한 협상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질 수 있다"고 짚었다.

반면 조기 협상 타결에 목맬 필요가 없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조기 합의라는 성과에 집착하면 미국에 끌려다녀 정작 일본이 가장 희망하는 자동차 관세 재검토를 얻어내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 달리 보복 조치를 하지 않아 협상 조건이 다른 만큼 미중 합의가 미일 협상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일본 자동차 기업 간부는 요미우리에 "미국 측 태도를 지켜보며 가장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게 협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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