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물류센터 화재로 고질병 '가연성 물질' 위험 도마에

김웅섭·노경민·최진규 2025. 5. 1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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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창고 출입구 부근서 발화 추정
화재에 취약한 리튬이온배터리 등 가연성 높은 물품들 내부 다수 보관
신속한 대응 덕 "인명피해 없이 초진"
"안전점검 여부 확인 등 주의 필요"

이천의 한 물류센터에서 13일 '대응 2단계'급의 큰불이 발생하면서 대형 물류창고의 고질적 문제인 가연성 물질의 화재 위험이 재차 수면 위로 올랐다.

다행히 신속한 대피로 인명 피해는 접수되지 않았지만  5년 전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낸 물류창고 화재 트라우마가 있던 이천에서 재발한 만큼 안전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9분 화재가 발생한 이천시 부발읍의 A물류센터는 지하 1층~지상 3층 구조로, 불은 지상 3층 창고의 출입구 부근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13일 오전 이천시 부발읍 대형 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소방대원이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3층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지상 3층에는 면도기와 선풍기 등 생활 용품이 보관돼 있었고, 특히 화재에 위험한 리튬이온배터리가 있었던 것으로 소방은 파악하고 있다.

소방은 이번 화재와 물류센터의 외벽 구조물과는 크게 관련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스마트 국토정보에 따르면 해당 건물의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는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 구조이고, 지상 3층은 공업화박판강구조(PEB)다.

다만 물류창고 특성상 가연성이 높은 물질이 취급되는 특성을 고려해 창고 내부 물품이 불쏘시개 역할을 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박찬용 이천소방서 화재예방과장은 "프리캐스트 콘크리트는 화재 연소와 관련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내부에 휴지 등 가연물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13일 오전 10시 29분께 화재가 발생한 이천시 부발읍 한 대형 물류센터에서 소방대원들이 방수포 등으로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불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임채운기자

5년 전 38명이라는 사망자를 낸 물류창고 화재 참사 트라우마가 있는 이천 주민들로서는 이날 화재 소식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릴 수밖에 없었다. 지역 특성상 대형 창고가 많아 수시로 화재 위험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앞서 해당 물류센터는 지난해 8월 1일에도 화재로 인해 119신고가 접수된 바 있다. 당일 밤에 불이 났지만 소방대원이 도착하기 전에 센터 관계자들이 17분 만에 자체 진화해 큰 피해는 없었다.

인근에서 자영업을 하는 주민 B씨는 "대형 물류창고 화재 참사가 일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또다시 화재가 나 불안하다"며 "정부와 소방 당국이 선제적 대응을 내놔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13일 오전 10시 29분께 화재가 발생한 이천시 부발읍 한 대형 물류센터에서 소방대원들이 방수포 등으로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불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임채운기자

다만 이번 화재의 경우 신속하게 인명 대피가 이뤄졌고 1·2층으로의 연소 확대 저지에 성공한 점이 대형 참사를 막아 낸 요인으로 분석된다.

불이 시작된 3층 외벽과 천장이 무너져 내린 탓에 소방대원이 내부에 진입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소요됐으나, 예상보다 일찍이 큰불이 잡혀 비상 상황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창고에서 많이 취급되는 가연성 물질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물류센터 특성상 가연성 적치물이 많아 초기 진압이 어려워 한 번 난 불이 대형 화재로 번지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건물 내 사업장마다 관리 주체가 분산됨에 따라 사전에 화재 안전 점검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웅섭·노경민·최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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