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는 환율…은행들 건전성관리 `초비상`

주형연 2025. 5. 1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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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올해 경영계획 수립 당시 환율 가이드라인의 최고 예상치는 1450원선이다. 최근 1300원대로 환율이 떨어져 안심하다 다시 반등해 긴장모드에 돌입했다. 연간 계획까지 수정할 단계는 아니지만 대내외 상황을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의 발언이다. 미국 정부의 고관세 정책에 국내 은행들이 환율 전쟁을 벌이고 있다. '치킨게임' 국면으로 치닫던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 휴전 소식에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00원대로 반등했다. 하반기 건전성 관리에 힘주고 있는 은행들은 다시 긴장모드에 돌입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들어 환율이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하며 은행들의 위험가중자산(RWA)이 증가해 건전성이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종가 대비 13.6원 오른 1416.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미국과 중국의 합의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이뤄져 시장 심리는 안도를 넘어 환호에 가까운 분위기다. 다만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다.

원·달러 환율은 미 상호관세가 발효된 지난달 9일 주간 거래에서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 1487.6원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이틀 뒤인 11일 야간 거래에서 1420.0원으로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발효 13시간여 만에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 90일 유예한다고 밝힌 영향이다. 이후 미국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여러 국가와 관세 협상을 시작하자 환율은 1410~1440원대에서 등락했다.

지난 2일엔 미·중 통상 협상 진전 기대에 비상계엄 사태 후 최저 수준인 1405.3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야간 거래 중에는 1391.5원까지 내려갔다. 장중 저가 기준으로 계엄 전인 지난해 11월29일(저가 1390.2원) 이후 가장 낮았다.

이후 미·중 상호관세 협상이 타결돼 환율은 1400원대로 재진입했다. 앞서 협상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 원·달러 환율이 1400원 후반대로 치솟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현재 1400원 초반까지 급등했다.

덕분에 최근 1개월 동안 KRX은행지수는 15% 이상 상승했다. 이는 코스피 상승률을 웃도는 수준이다. 지수를 구성하는 대형 종목인 4대 금융지주 중 KB금융이 이 기간 34.04% 올랐다. 하나금융지주 19.81%, 신한지주 16.08%, 우리금융지주 13.75% 등이 뒤를 이었다.

이날 KB금융(0.43%), 신한지주(0.19%)는 소폭 올랐지만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전일과 동일하게 마감했다. 다만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에선 모두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원·달러 환율이 1380~1420원대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1400원 후반까진 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국내외 불확실성에 대한 변수가 남아있기에 긴장을 늦춰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은행들의 건전성 관리에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환율의 1400원 초반대 흐름은 은행들의 건전성 관리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며 "1400원 중후반으로 가면 은행들의 건전성 관리에 노란불이 깜빡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환율이 1400원 후반대로 오를 것 같진 않지만 환율이 정상화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6월에 금리를 내리고 하반기에 더 빨리 금리를 인하하면 원·달러 환율 하락 속도가 더 빠르겠지만 천천히 인하한다고 해 환율이 내리는 속도가 더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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