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분석]이재명, 호남 득표율 90% 벽 넘을까
역대 민주 출신 후보보다 낮은 득표
김대중·노무현 90% 이상 득표율
문재인도 첫 대선서 90% 근접해
민주당 투표 90%·득표 90% 목표
쉽지 않은 수치…20대도 달성 실패
‘어대명’에 투표율 낮아질 가능성
정당·행정기관 투표 독려 결과 주목

'투표율 90%, 득표율 90%.'
6·3 대선(제21대 대통령선거)을 향한 후보들의 선거 운동이 본격화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과 전남도당이 내세운 투표율 및 득표율 목표다. 민주당 최대 지지 기반으로서 이재명 후보의 압도적 지지를 이끌어 내 대선 승기를 확실히 잡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시도당 '90-90' 플랜 가동
이재명 후보가 일부 여론조사에서 50%가 넘는 지지율로 1위를 달리는 것에서 보듯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지는 이번 대선의 특성상 민주당의 승리가 점쳐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결국 보수와 진보간 진영 대결로 압축될 것이란 전망도 있어 민주당으로서는 여론조사 결과만 바라볼 수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에게 호남이 중요한 이유는 이재명 후보가 지난 20대 대선 패한 이유 중에 하나로 호남이 꼽히기 때문이다.
이재명 후보의 당시 호남 득표율은 84.63%(광주 84.82%·전남 86.10%·전북 82.98%)였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표심을 양분했던 제19대 대선을 제외하곤 민주당 계열 후보로선 가장 낮았다. 이에 국민의힘 윤석열 당시 후보에게 0.7%p차로 패배한 요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 때문인지 민주당은 각 의원 지역구별 투표율과 이재명 후보 득표율 제고를 독려하고 있다. 지역구 투표율과 득표율을 의원 평가에 반영할 방침이다. 현역 의원들로서는 지역·현장 중심의 선거 운동에 집중해 한 표라도 더 끌어 모아야 한다. '투표율 90%·득표율 90' 목표에 그 의지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역대 대선에서 민주당 계열 후보들은 호남에서 어느 정도 지지를 받았을까.<표 참조>
남도일보가 1987년 민주화 이후 실시된 8차례 대선(13~20대)의 투표율과 득표율을 분석한 결과 민주당 출신 대통령은 호남에서 대부분 90% 안팎의 지지를 받았다. 1997년 김대중 대통령 94.73%, 2002년 노무현 대통령 93.4%다. 2012년 18대 대선에서 당시 문재인 후보는 낙선했지만 호남 득표율 89.0%(광주 91.97%·전북 86.25%·전남 89.28%)를 얻었다.
2017년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61.95%(광주 61.14%·전북 64.84%·전남 59.87%)를 얻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민주당 대안 세력이었던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28.06%)와 호남 표를 양분했던 특수한 상황이었다.
반면 비민주당 후보의 경우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얻은 11.44%가 최고였다.

◇광주, 8차례 대선 중 7차례 투표율 1위
호남의 투표율은 전국 최상위권이었다. 13~20대 8번의 대선에서 광주는 제 17대를 제외하곤 7차례나 지역 투표율에서 1위를 차지했다.
13대 대선에서는 92.4%의 투표율을 기록하며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당시 전국 평균 투표율은 89.2%였다. 전국 평균 투표율이 81.9%였던 14대 대선에서도 광주의 투표율은 평균 보다 7.2% 포인트 높은 89.1%로 전국에서 투표 열기가 가장 뜨거웠다.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된 15대 대선에서도 광주는 전국 최고 투표율 이었다. 당시 광주의 투표율은 89.9%로 전국 평균(80.7%)보다 무려 9.2% 포인트나 높았다. 김대중 당선을 향한 시민들의 열기를 짐작케 한다.
또 16대 78.1%(1위·전국 평균 70.8%), 17대 64.3%(6위·평균 63.0%), 18대 80.4%(1위·평균 75.8%), 19대 82%(1위·평균 77.2%), 20대 81.5%(1위)를 나타냈다. 18대와 19대 대선에서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80%대 득표율을 기록했다.
17대의 64.3%는 당시 '이명박 대세론'으로 투표를 포기하는 광주 지역 유권자들이 속출한게 주 요인으로 꼽힌다.
전남도 선거마다 전국 2~7위의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13대 90.3%, 14대 85.6%, 15대 87.3%로 모두 광주에 이어 두번째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또 16대 76.4%(2위), 17대 64.7%(4위), 18대 76.5%(7위), 19대 78.8%(5위), 20대 81.1%(3위)다. 18대 대선부터 3차례 연속 투표율이 상승했다.

◇광주시·자치구·교육청 투표 참여 캠페인
이처럼 민주당 시·도당이 내세운 투표율 90%, 득표율 90%는 호락호락한 수치가 아니다. 제20대 대선에서도 '90-90 플랜'(90% 투표율·90% 득표율)을 가동했지만 목표에 이르지 못했다.
특히 이번 대선은 이재명 후보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은 게 되려 투표율에는 부정적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 '어대명' 분위기 속 '나 한 명 정도 투표 안 해도 당선되겠지'라며 투표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약해질 수 있다.
17대 대선 때 민주당 전신인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의 패배가 예상되자 호남의 투표율이 이전 대선보다 크게 감소했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광주시와 5개 자치구, 시교육청이 광주지역 투표율 92.5%를 목표로 '투표 참여 캠페인'에 나선 점도 이 같은 배경에 기인한다. 투표율 92.5%는 광주지역 역대 최고 기록인 13대 대선의 92.4%보다 0.1%p 높은 수치다.
광주·전남은 선거판이 접전일 때 투표율이 높고, 표심 응집력이 강한 경향을 보여왔다.
김대중 대통령이 출마한 13·14·15대는 물론 노무현이 당선된 16대가 대표적이다. 또 비록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문재인 후보가 대결했던 18대 대선에선 10년만의 민주당 정권 창출을 바라며 뜨거운 투표열기를 보여줬다. 당시 광주의 투표율은 80.4%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80%를 넘겼다. 당시 평균 투표율은 75.8%를 기록했다.
5년 뒤 19대 대선에서도 당시 광주의 투표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던 것은 10년 만에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치열한 호남 쟁탈전을 벌였고, 보수층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로 결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투표장을 찾은 시민이 많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김명식 기자 msk@namdonews.com /임지섭 기자 ljs@namdonews.com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는 중앙선거여론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