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스토리]임인자 책방지기 "서점은 다양한 목소리를 잇는 공간"
‘형제복지원’ 사건에서 시작된 서점의 길
‘소년이 온다’ 영감 받아 연대의 책방으로
탄핵 정국 속 한강 작품 읽기 모임 열기도
"획일화 사회 속 다양한 가치관 존중받길"

"독립서점 '소년의 서' 책방지기 임인자 입니다. 우정과 환대에 많은 관심이 있습니다."
임인자 씨는 광주광역시 동구의 독립서점 '소년의 서'의 책방지기다. '소년의 서'는 인문·사회과학·예술 분야의 책들로 구성된 동네 작은 서점이다. 형제복지원 사건을 다룬 책 <살아남은 아이>를 판매하고 싶다는 생각에 서점을 열게 됐다.
서점 이름은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에서 영감을 얻었다. 국가폭력 피해자들의 존엄을 잊지 않겠다는 뜻을 담았다. 해결되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기억을 잇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동시에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자 하는 다짐도 녹여 냈다.
임 씨는 "서점이 '책을 파는 공간'을 넘어 사회적 목소리를 나누고 실천의 가능성을 고민하는 장으로 기능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고 했다.
책방 이름에 담긴 '서(書)'는 책을 뜻함과 동시에 선언적 의미의 '서(書)'로도 해석된다고 한다. 임 씨는 "책 뿐만 아니라 글씨와 선언들을 통해 보다 실천적인 방식으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고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 속에서도 이 가치관은 빛이 났다. 임 씨는 최근 5·18 민주광장 속 탄핵 집회에 나가 시민들과 한강 작가의 작품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의 읽기 모임을 가진 바 있다. 임 씨는 "문학이 단순한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고통을 대면하게 하고, 행동의 동기를 부여하는 매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계기"라고 했다. "최근 문학에 담긴 '연대의 힘'이 드러난 사례"라고도 봤다.

임 씨는 책방지기를 맡기 전 연극 활동을 했다.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한 그는 '그리스 연극'의 시민참여적 성격에서 광주의 5·18과 유사한 특징을 발견했다. 광장에서 시민이 주체가 돼 목소리를 내는 장면에서다. 예술과 정치, 연대의 힘을 느끼기도 했다.
이에 그는 '연대'의 바탕이 되는,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 중심에 '동네 서점'이 자리했으면 하는 바람도 전했다. 임 씨는 "동네 서점은 대형 서점과 달리 책방지기의 가치와 철학이 녹아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책을 파는 공간이 아닌 공동체 내 다양한 목소리를 담는 장소라는 관점이다. 이어 그는 "획일화된 소비사회 속에서 동네 서점은 다양한 가치관과 감성의 가치를 살릴 수 있는 곳이다. 꾸준히 우리 삶에 녹아들었으면 한다"고 바랬다.
끝으로 임인자 씨는 "책이란 수많은 사람의 노력이 모여 만들어지는 소중한 결과물"이라며 "앞으로도 우정과 환대의 가치를 중심에 두고 서점을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임지섭 기자 ljs@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