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더 멀리] 울산 동구서 느끼는 중앙아시아의 맛과 정
전통 향신료 유제품 차 등 판매


오랜 시간 한국에서 생활해 온 중앙아시아 출신 이주민들에게 익숙한 고향의 맛을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 몇 년 전만 해도 신선한 빵, 유제품, 할랄 고기 등을 구하려면 서울이나 부산까지 먼 길을 떠나야만 했다. 하지만 최근 울산 동구 지역에 반가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바로 중앙아시아 식품과 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미야스노이 구르만(Мясной Гурман)'이 문을 연 것이다.
# 울산 동구에 자리잡은 중앙아시아 식품점
울산 동구에 자리 잡은 이 공간은 중앙아시아와 CIS(독립국가연합) 출신 이민자들에게 단순한 식료품점을 넘어 고향의 향수를 달래고 문화를 공유하는 소중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면 풍겨오는 이국적인 향신료 냄새와 따뜻하게 진열된 빵들은 마치 중앙아시아의 작은 시장에 온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전통 유제품과 통조림, 말린 과일, 다양한 차(茶)들은 이곳이 단순한 판매점을 넘어섰음을 보여준다.
특히, 할랄 고기에 대한 손님들의 신뢰는 각별하다. 모든 제품 포장지에 부착된 QR 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할랄 인증서를 즉시 확인할 수 있는 투명한 시스템은 소비자들에게 안전과 믿음을 동시에 선사한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할랄 고기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는데, 이제 집 앞에서 이렇게 쉽게 구할 수 있다니 꿈만 같다"는 한 손님의 감격스러운 표정은 이곳이 그들에게 얼마나 큰 위안이 되는지를 보여준다.
'미야스노이 구르만'은 고기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의 다채로운 전통 식품들을 선보인다. 한국에서는 쉽게 맛볼 수 없는 신선한 난(빵), 깊고 진한 맛의 보르쉬(스프), 향긋한 샤슬릭(꼬치구이), 그리고 정성스럽게 빚은 필멘(만두) 등이 진열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가게 한켠 작은 오븐에서는 매일 따뜻한 빵이 구워져 나오고, 그 온기는 매장 전체를 감싸 안는다. 빵을 기다리는 손님들은 자연스레 고향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에게 따뜻한 정을 나눈다. "이 빵 맛은 정말 고향에서 먹던 그 맛 그대로다. 매주 이곳을 찾는 이유"라는 한 손님의 말은 고향에 대한 깊은 그리움을 느끼게 한다.
중앙아시아 특유의 향신료와 소스들은 현지 음식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인들에게도 새로운 미식의 경험을 선사한다. 가게 직원은 각 향신료의 특징과 요리법을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때로는 자신만의 특별한 레시피를 흔쾌히 공유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낯설어했던 한국인 고객들도 점차 이 향신료의 매력에 빠져 "이제 이 향신료 없이는 요리를 상상할 수 없다"고 말할 정도다. 이제 울산, 특히 동구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들은 멀리까지 가지 않아도 동네를 거닐며 중앙아시아의 풍미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이곳에서 얻은 신선한 재료로 정성껏 차린 고향 음식은 가족들의 식탁을 풍성하게 만들고, 타지에서의 삶에 따뜻한 위로와 활력을 더해준다.
# 맛으로 잇는 문화, 울산의 새로운 연결고리

이제 울산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들은 멀리 이동할 필요 없이, 집 가까이에서 고향의 맛을 느끼고 새로운 문화를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미야스노이 구르만'은 단순한 식품점을 넘어, 고향의 기억을 되살리고 한국과 중앙아시아를 잇는 소중한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음식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며 더욱 가까워진다. 이러한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는 서로 다른 문화가 함께 어우러져 더욱 풍요로운 울산을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발걸음이다.
시민기자= 쿠세이노바 디나라(울산광역시외국인주민지원센터 상담원)
※본 기획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기금을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