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통일교 고위 간부 “로비 잘 해야” 녹취 입수...수사기관 로비 의혹 재점화

김현지 기자 2025. 5. 13.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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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과거 무혐의 처분했지만...로비 정황 자료 남부지검으로
고위 간부 윤씨 “‘어르신’ 통해 경찰 최고위직 소개 받아”

(시사저널=김현지 기자)

일본 도쿄 소재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 일본 본부 자료사진 ⓒ연합뉴스

검찰이 통일교 전직 고위 간부 윤아무개씨가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거쳐 김건희 여사에게 금품 등을 전달하려 한 의혹뿐 아니라 수사 무마 혐의 등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윤씨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舊 통일교, 이하 가정연합) 한학자 총재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정아무개씨와 함께 개입했던 '통일교 판·검사 로비 의혹'과 관련한 녹취록 등의 자료를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녹취록에는 "로비를 잘 해야 한다"는 정씨의 육성도 담겼다.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는 윤석열 정부 출범을 전후해 전씨와 교류한 윤씨의 여러 의혹 중 수사기관 로비 문제와 관련한 자료도 확보해 들여다보고 있다. 윤씨는 2020년부터 2023년 5월까지 '교단 내 2인자'로 불린 가정연합 세계본부장을 지냈다. 직전까지는 한학자 총재 비서실에서 부비서실장, 효정국제문화재단 이사장 등으로 근무했다.

로비 의혹은 지난 2018년 알려졌다. 윤씨와 비서실장 정아무개씨 등이 박아무개 변호사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상 사기와 배임 등 혐의로 고소하면서 드러났다. 윤씨 등은 박 변호사가 2016~18년 교단 사건을 맡은 후 수임료와 로비자금 등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받아갔지만 소송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가정연합 측은 지난 2023년 4월 먼저 고소를 취하했고, 서울중앙지검은 같은 해 5월 박 변호사와 법무법인 사무장을 불기소 처분했다(시사저널 5월8일자 「[단독] '통일교 판·검사 로비 의혹' 불기소 결정서로 본 교단 자금 문제는」 기사 참조).

이 사건은 지난해 재점화했다. 시민단체는 지난해 3~4월 서울북부지검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차례로 한학자 총재를 비롯해 윤씨와 정씨, 박 변호사 등을 고발했다. 박 변호사가 가정연합 측에게서 받은 수십억원 상당의 로비자금과 이와 관련한 현금 영수증, 한 총재의 진술서, 박 변호사가 윤씨 등에게 "동부지검 사람들을 접대했다"고 보낸 메시지 내역 등을 근거로 의혹의 실체를 밝혀달라는 취지다.

검찰은 지난해 5월 사건을 경찰로 넘겼고, 경기북부경찰청은 지난 4월 사건을 불송치 결정했다. 경찰은 그 이유에 대해 △혐의를 부인하는 피의자들의 진술 △박 변호사 등의 자문 업무계약서 △현금 수령 영수증 △서울중앙지검의 과거 불기소 결정서 등을 종합했다고 설명했다.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이대환)는 이와 관련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전씨의 여러 의혹과 관련해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역시 로비 의혹과 관련한 자료를 확보한 것이다.

이 중에는 윤씨와 함께 교단의 핵심 인물인 정씨가 지난 2018년 7월 사건 관련자들과의 대화에서 박 변호사가 선임한 법무법인 사무장에게 "로비도 잘하고 좀 서로 이렇게 해야 된다"고 말한 녹취록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로비 사실은 없었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점과 정면 배치되는 대목이다. 녹취록에는 사무장이 검사 인사 이동, 교단 사건을 특정 검사에게 맡겼다는 내용 등도 있다.

가정연합 측은 이에 대해 "이미 무혐의로 불기소된 사건"이라며 선을 그은 바 있다. 윤씨가 연관된 여러 의혹에 대해서도 "교단과 무관한 개인적인 결정"이라는 게 교단 측 입장이다.

검찰은 윤씨가 윤석열 정부 출범 때인 2022년 경찰청에 교단 내부 문제와 관련한 첩보가 들어간 데 대해 "'윤핵관(윤 전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 (인지수사에 대해) 내게 알려줬다"고 말하거나 "(압수수색과 같이) 수사 정보를 준 분이 최고위직인데 공소시효가 있으니 대비를 하라고 했다" "'어르신'을 통해 경찰 최고위직을 소개받았다"는 발언 등이 담긴 녹취록도 확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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