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특검법’ 사법부 개혁 신호탄 될까, 여론 역풍 자충수 될까

이태준 기자 2025. 5. 13.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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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지층은 ‘강공’ 요구…지도부는 완급 조절
법조계 “사법부 향한 지나친 공세, 삼권분립 형해화 우려”

(시사저널=이태준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을 강제 수사하는 특검법안이 12일 발의됐다.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다. 발의는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 대표인 이재강 의원이 대표로 진행했다. ⓒ시사저널 양선영 디자이너·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을 강제 수사하는 특검법안이 12일 발의됐다.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다. 조 대법원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 선고하자, 민주당이 즉각 공세에 나선 것이다. 발의는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 대표인 이재강 의원이 대표로 진행했다.

파견 검사는 최대 20명을 동원할 수 있다.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과 같은 수의 파견 검사 숫자다. 특검법엔 조희대 대법원장이 대법관들에게 부당한 압력을 넣어 이 후보에게 불리한 선고 결과를 유도했는지 등을 수사 대상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민주당이 7일 국회 법사위에서 통과시킨 '내란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에 '대법원장 특검법안'의 검사 수까지 더 하면 총 120명의 검사가 동원된 특검이 민주당 집권 시 전 정권과 사법부를 겨냥한 수사를 벌일 수 있게 된다.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선 반응이 뜨겁다. "이재명 후보를 지켜야 한다" "지금이 개혁의 적기다"라는 글들이 이 후보 지지자들이 모인 카페 '재명이네 마을' 게시판에 올라오고 있다. 당원들이 지도부를 향해서 강경 대응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보니, 민주당도 이에 화답했다. △온라인 재판 제도 도입 △대법관 증원, 판결문 공개 범위 확대 등을 추진하고 △국민 참여 재판 확대를 통해 국민의 사법 참여를 넓히겠다는 방침이다. "대법관 증원 규모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다. 사법부와도 얘기를 잘 나누고 대법원 재판의 현실도 고려해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진성준 중앙선대위 정책본부장의 12일 발언이 이를 뒷받침한다.

민주당은 사법부 개혁을 포함한 권력기관 전반에 대한 개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간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을 비롯한 진보 진영에선 검찰개혁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나 조 대법원장 파기 환송 결정으로 지지층 결집이 가속화됐고, 개혁을 진행할 때가 됐다는 명분까지 갖추게 됐다. 이재명 후보가 집권에 성공할 경우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안과 국방 문민화를 통한 군 개혁까지 동시에 진행될 전망이다.

법원 내부서도 '조희대 비토 여론' 불거져

법조계 안팎에선 대법의 이 후보 사건 파기환송심 판결 후 발생한 심상찮은 여론의 동향과 사법부를 향한 민주당의 강공을 보며, 법관들이 일종의 '위기 의식'을 느끼게 됐으리라고 본다. 특히 이 후보가 대선에서 50%가 넘는 높은 지지율로 집권할 경우, 민심을 등에 업고 사법부 개혁은 무난히 진행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13일 "법원조직법, 헌법재판소법 등 사법개혁 법안들을 법대로 절차에 맞게 처리하겠다"고 선전 포고에 나선 것도 이같은 여론을 반영했다는 평이다.

법원 내부에서도 조 대법원장에 대한 비토 여론이 불거지는 형편이다. 김주옥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7일 법원 내부망 '코트넷'에 올린 글을 통해 "개별 사건의 절차와 결론에 대하여 대법원장이 이토록 적극적으로 개입한 전례가 있느냐"며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해명할 수 없는 의심에 대해 대법원장은 책임져야 한다. 사과하고 사퇴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같은 날 노행남 부산지법 동부지원 노행남 부장판사도 "이러고도 당신이 대법관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법원 내부망에는 송경근 청주지법 부장판사, 김도균 부산지법 부장판사 등이 잇따라 글을 올리며 대법원 판결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조희대 특검법, 대선 전 본회의 통과 '불투명'

다만, 삼권분립(三權分立) 국가에서 정치권의 조 대법원장을 향한 공세가 이어질 경우 사법부 독립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공존한다. 사퇴 압박과 청문회에 이어 특검법까지 진행하는 것은 과한 측면이 있다는 의미다.

검찰 출신 안영림 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법 전문)는 "법관이 특정인의 눈치 보기식 판결을 하게 되는 선례를 남기면 다른 법관들도 마찬가지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법에서 준 권한을 제대로 사용해야 하는데, 지금 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보이는 모습은 권력을 남용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안 변호사는 "대법관 수도 100명으로 증원할 경우 검증 안된 대법관의 숫자도 그에 비례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각 정당 입맛에 맞는 재판부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며 "사법부 개혁은 공론화 등의 절차를 거쳐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맞다. 사법이 정치화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주당에서도 역풍을 우려한 듯, 여론을 의식해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2일 "특검법은 개별 의원들이 준비 중인 것으로, 당론으로는 추진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후보도 앞서 3일 속초에서 한 지지자가 '조희대 대법관 등을 탄핵해 사법 카르텔을 저지해달라'고 소리치자 "당에서 알아서 하겠죠"라며 한 발 물러섰다.

이런 분위기 속에 이 의원 등이 발의한 특검법의 경우 대선 전 본회의를 통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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