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위, '원폭 투하 80년' 맞아 일본서 핵군축 이벤트 연다
노벨위원장 히로시마 방문 검토도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원자력폭탄 투하 80주년인 올해 일본에서 핵군축 관련 행사를 개최한다고 NHK방송이 13일 보도했다. 노벨위원장이 원폭 투하 지역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방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NHK에 따르면 노벨위는 오는 7월 말쯤 도쿄에서 관련 행사를 열 계획이다. 지난해 니혼히단쿄(일본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 이하 히단쿄)의 노벨평화상 수상과 원폭 투하 80주년을 기념해서다.
히단쿄는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 피해자들이 1965년 결성한 단체로, '핵무기 없는 세상'을 목표로 반(反)핵 운동을 이어 온 평화 단체다. 이들은 국제사회에 원폭 사용의 참상을 증언하며 평화 운동 확산에 이바지해 왔다. 노벨위는 이들의 68년간 공로를 인정해 지난해 10월 평화상 수상자로 히단쿄를 선정했다.
요르겐 바트너 프리드네스 위원장의 히로시마, 나가사키 방문이 성사될지도 주목된다. 성사되면 현직 노벨위원장이 일본을 방문하는 첫 사례가 된다. 프리드네스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노벨평화상 시상식에서 "핵무기 없는 세상으로 가는 길이 아직 멀지만 결코 포기해선 안 된다. 히단쿄로부터 배워야 한다"며 핵군축을 강조했다. NHK는 "원폭 투하 80년인 만큼 핵과 군비 축소에 대한 여론을 고조시키려는 의도"라고 짚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히단쿄와 노벨위의 반핵 확산 노력을 외면하고 있다. 히단쿄는 지난해 노벨상 수상 이후 줄곧 정부에 지난 3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핵무기금지조약(TPNW) 제3회 서명국 회의에 옵서버로 참석해 달라고 요청했다. 핵무기의 개발·생산·비축·사용·사용 위협 등을 금지하는 TPNW 참여국 확대 여론을 확산할 적기라고 판단해서다. 하지만 일본 측은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 제공을 이유로 히단쿄의 요청을 거절했다.
원폭 80주년이자 패전 80주년인 올해 침략의 역사를 반성한다는 메시지 발신도 주저하고 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당초 오는 8월 전후 80년 담화를 발표하려고 했지만, 보수세력의 반발에 물러섰다. 대신 지난달 '전쟁 검증 전문가 회의'를 발족해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한 전후 관련 메시지를 내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한 달째 전문가 회의도 꾸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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