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최혜국 약가’ 행정명령…국내 제약사 촉각

천옥현 2025. 5. 1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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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중간 유통 줄어 바이오시밀러 처방 확대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백악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민의 약값 부담을 외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낮추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각) 처방약 가격을 선진국 중 최저 수준으로 낮추도록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동일한 약이 선진국에서 낮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면, 그 가격에 국내 약가를 맞춘다는 '최혜국 약가'를 골자로 한다. 제약사가 이를 거부하면 추가로 수입 허용과 수출 제한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세계 인구의 5%에 불과하지만 글로벌 의약품 수입의 약 4분의 3을 부담하고 있다"며 "제약사들은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약가를 대폭 할인하고 미국에서는 비싸게 팔아 차이를 메운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 소비자는 더 이상 같은 제품에 대해 과한 비용을 부담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보건복지부(HHS)는 30일 내 제약회사들에 목표 가격을 전달하고, 최혜국 가격으로 의약품을 구입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후에도 진전이 없으면 6개월 내 ▲최혜국 약가 규제 도입 ▲글로벌 가격 차별을 조장하는 의약품 수출 제한 조치 검토 ▲미국 내 승인된 의약품에 대한 허가 재검토 및 취소 가능성 ▲반경쟁적 가격 관행에 대한 법무부·FTC(연방거래위원회) 집행조치 착수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또한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등 유통 중간단계에서 발생하는 비용 구조를 정비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PBM이 약가 인상에 관여하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구조 개편과 함께 소비자가 제약사로부터 직접 약을 구매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었다.

국내 기업들은 이런 조치가 어떤 파장을 가져올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셀트리온은 이날 "PBM 등 중간 유통 구조 개선은 당사의 미국 영업 활동에 긍정적인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바이오시밀러 제조사가 PBM 등 중간 유통사가 아닌 정부와 직접 약가를 협상할 수 있어 정부와 제조사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미국은 중간 유통사의 리베이트에 따라 바이오시밀러 처방 때 약값이 오리지널 수준으로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행정명령을 통해 중간 유통 구조가 개선되면 바이오시밀러 처방 가격도 인하돼 처방 확대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향후 미국 정부의 구체적인 시행 절차와 정책 방향을 지속적으로 반영하면서 상황 변화에 맞춘 탄력적이고 유연한 전략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휴온스는 이번 행정명령에 따른 국소마취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휴온스는 생리식염주사제, 리도카인염주사제 등 총 7종의 FDA 품목허가 제품을 보유하고 있고, 지난 5일에는 1% 및 2% 리도카인주사제 멀티도즈 바이알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휴온스 관계자는 "리도카인 등 국소마취제 품목군은 고가약 등에 비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판매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영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미국 정부와 미국 제약사들이 한국 등 OECD(경제협력개발기) 국가를 대상으로 혁신의약품에 대한 약가 인상 요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정책으로 글로벌 제약사들이 해외의 낮은 약가를 택하기 보다는 상대적으로 높은 약가를 받을 수 있는 미국으로 더 사업을 집중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미국에 진출하려는 우리 신약개발 기업뿐만 아니라 바이오시밀러, 위탁개발생산 기업 모두 약가 책정과 현지화 전략에 변화가 예상된다"고 했다.

천옥현 기자 (okhi@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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