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지 강원FC 대표이사 ‘아슬아슬’ 행보…팬덤 확장 ‘공든 탑’ 무너질라

박효재 기자 2025. 5. 13.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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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지 강원FC 대표이사가 2023년 7월 7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김진태 강원 도지사(가운데) 등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김병지 강원FC 대표이사가 아들의 토트넘 연수 특혜 의혹과 춘천시와의 갈등으로 위기에 직면했다. 축구 선수 출신 행정가로 구단 운영 전권을 위임받은 김 대표의 행보가 도민구단 기반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토트넘 유스팀 연수 특혜 논란


가장 큰 논란은 양민혁 선수의 토트넘 이적 계약으로 얻어낸 유소년 해외 연수 과정에서 불거졌다. 강원FC는 이 계약의 일환으로 토트넘 유스팀 연수를 진행했는데, 이 명단에 김병지 대표이사의 아들이 포함돼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문제는 김 대표 아들이 강원FC 유소년팀이 아닌 다른 지역 고교팀 재학생이라는 점이다. 구단 측은 “구단 내 전력강화부가 공정한 선발 과정을 거쳐 뽑았다”고 해명했지만, 이해관계 충돌 문제는 피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확산했다.

지난 3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된 강원FC 유소년 팀 및 타지역 유망주 선수들의 토트넘 연수 당시 모습. 강원FC 제공


구단이 선발 기준을 공개하지 않아 의구심이 커졌는데, 토트넘 연수에 강원 유스팀이 아닌 다른 지역 학교 선수들을 포함한 조치는 강원 구단 스카우트를 위한 지렛대로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각종 고교 축구대항전에서 우승한 한 고교팀 감독은 자신의 소속팀 학생이 이번 연수 제안을 받았다고 밝히며, 이러한 제안이 유망주 스카우트를 위한 협상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춘천시와의 갈등, 초유의 경기장 출입 제한 사태


또 다른 논란은 춘천시와의 갈등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경기 장소 문제로 시작됐다. 강원FC가 강릉에서 ACL 경기를 개최하려 했지만, 강릉 경기장이 AFC 기준에 맞지 않아 춘천 경기장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춘천시는 기존에 계획된 후반기 경기장 보수 공사 일정과 재정적 부담을 이유로 ACL 경기 유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에 김병지 대표는 “춘천시의 협조가 없으면 내년도 춘천에서 K리그 경기를 중단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이 발언은 춘천시와 시민들에게 일종의 압박으로 받아들여져 지역사회의 큰 반발을 샀다.

강원FC 춘천 홈경기기 열린 지난 3일 경기에 앞서 육동한 춘천시장이 출입을 제한 당해 경기장 밖에 서 있다. 연합뉴스


춘천 시민들은 김병지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강원FC는 이 현수막 철거를 요청했지만, 춘천시는 법적 절차상 즉각 철거가 어렵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에 구단은 예상치 못한 강경 대응으로 춘천시장과 공무원들의 경기장 출입을 막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였다.

지역 언론과 축구계에서는 “도시민 구단이 팬과 시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지자체가 소유한 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르는 구단이 지자체와 충돌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양측 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결국 구단주인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김병지 대표 대신 나서 사과했다

어렵게 쌓아올린 성과, 한순간에 무너질 위기


김 대표 부임 후 강원FC는 지난 시즌 K리그1 준우승과 구단 첫 ACL 진출이라는 역대 최고 성적을 달성했다. 경영 면에서도 2024시즌에 직전 시즌 대비 입장 수익 41%, 상품(MD) 판매량 224% 증가, 스폰서 수익 58% 상승이라는 성과를 이루어냈다. 코로나19 이후 관중 동원에 어려움을 겪던 국내 프로스포츠 환경에서 특히 돋보이는 성과였다.

지난 시즌 강원FC의 K리그1 준우승의 주역인 양민혁과 윤정환 전 감독. 프로축구연맹 제공


지난 시즌 역대 최고 평균 관중 9028명까지 끌어올린 팬덤 확장은 구단 역사상 가장 큰 성과로 평가받는다. 이는 레전드 축구 선수로서 김병지 대표의 인지도와 구단의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이 맺은 결실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논란이 지속할 경우, 소통 부재와 투명성 부족 문제만 두드러지고 김 대표가 어렵게 쌓아온 팬들의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민구단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지역사회와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진정성 있는 노력이 시급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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