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10명 중 9명 "경제적 혜택 있다면 '느린 배송' 쓰겠다"
친환경 제도 이용자 절반 "혜택 있어야"
소비자원 "제도 설계 시 보상 강화 필요"

정부가 각종 친환경 제도를 시행 중이지만, 소비자 생활 속 실천율은 감소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현재 친환경 제도를 이용하는 소비자 절반 이상이 "경제적 혜택이 있다면 계속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만큼, 제도를 설계할 때 보상 구조를 면밀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소비자원이 13일 발표한 '디지털 그린 소비여건 개선방안'에 따르면, 전국 성인 소비자 3,200명 중 66.4%(2,125명)가 현재 친환경 제도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소비자원이 발표한 '한국의 소비생활지표'를 살펴보면, 친환경 생활 실천율은 2019년 62.1점에서 2023년 57.1점으로 하락세다.
4대 친환경 제도인 △탄소중립포인트 △주택용 에너지캐시백 △e-라벨 △온라인 녹색제품전용관 이용자 1,530명 중 58%(886명)가 경제적 혜택이 있으면 지속 제도를 이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전기·수도 사용량을 절약하거나 텀블러, 다회용기를 사용하면 현금성 포인트를 주는 탄소중립포인트 제도에 참여하는 이유 역시 '경제적 혜택(65.6%)' 응답률이 가장 높았다.
이번 조사엔 아직 국내에 도입되지 않은 '느린 배송' 제도 관련 문항도 포함됐다. 느린 배송은 온라인으로 물건을 주문했을 때 즉시 발송하지 않고 배송차량에 물건이 가득 찼을 때 보내는 제도다. 미국 의류업체 갭, 유럽 가구업체 이케아 등이 5일이 소요되는 느린 배송에 할인 요금을 적용해 소비자 호응을 얻고 있다.
조사 대상 소비자 10명 중 9명은 포인트 제공이나 할인 혜택 등 경제적 보상이 있다면 '느린 배송' 방식을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변했다. 포인트 적립 방식을 선택한 소비자가 전체 응답자의 56.7%(1,815명)로, 할인쿠폰 지급을 택한 36.3%(1,160명)보다 많았다. 수용할 수 있는 배송 기간은 평균 3.5일이었는데, 4~7일을 기다릴 수 있다고 답한 이도 14.1%(307명)였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4대 친환경 제도 관련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는 제휴처가 적어 더 이상 제도를 이용하지 않는 소비자도 있었다"며 "친환경 생활 실천율 제고를 위해서는 혜택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소비자원은 조사 결과를 유관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제도 개선을 위한 참고자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세종=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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