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3의 경고 '소멸'] 도심에선 주거비 부담

KCTV는 지난 이 시간 외곽지역에 늘고 있는 빈집과 미분양 주택을 통해 읍면 소멸의 실태를 들여다봤습니다.
읍면 지역에선 이처럼 빈집이 넘쳐나고 있는 반면 도심에선 주거비 부담에 내 집을 장만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주거 부문의 구조적 취약성은 일자리, 교육 등과 함께 지방소멸을 가속화하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지우 기자입니다.
제주 출신의 20대 청년으로 서울에서 유명 가구 회사의 웹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오재원씨.
재원씨가 거주하는 이 집은 14㎡로 평수로 환산하면 4평 남짓의 작은 원룸입니다.
또래 청년들이 그렇듯 매트리스와 책상, 옷가지 정도만 있는 단출한 살림인데도 협소한 주거 공간으로 집안은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세탁기는 신발장 옆 씽크대 밑 공간에 설치돼 있고 신발은 따로 보관할 곳이 없어 현관문에 걸려있습니다.
벌써 이곳에서 지낸 지도 3년째.
하지만 불편한 건 좀처럼 적응이 되지 않습니다.
<인터뷰 : 오재원 / 제주 출신 청년>
“이전에 부모님하고 살았던 집의 방보다도 사실 집이 좀 좁거든요. 좁다 보니까 가끔 이제 잠자기 전에 이렇게까지 살아야되나 좀 생각이 들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제주에서 나고 자란 재원씨가 열악한 주거 환경에도 서울살이를 고집하는 건 우선적으론 일자리 때문입니다.
그리고 장기적으론 임금 대비 주거비용과 직장 접근성, 교육환경 등 전체적인 주거 환경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합니다.
즉, 제주와 서울 모두 내 집 마련의 부담이 크다면 더 많은 기회, 더 높은 임금이 있는 수도권에서의 삶이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겁니다.
실제 지난 3월말 기준 제주 민간아파트의 최근 1년간 평균 분양가는 3.3㎡당 2천600여만원.
수도권인 경기, 대도시 부산을 웃돌며 서울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습니다.
8개 도지역 평균 분양가와 비교하면 평당 1천만원 이상 비싼 가격입니다.
반면 근로자 1인당 임금은 지난해 4월 기준 320여만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고 평균과도 약 90만원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로 인해 주거비 부담은 천정부지로 뛰었습니다.
지난해 4분기 제주지역 주택구입부담지수는 75.6 가구당 적정 부담액의 75.6%를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으로 부담하고 있다는 의미인데 10년 전과 비교하면 60% 이상 급등했습니다.
이 기간 제주를 웃도는 증가율을 보인 건 서울이 유일하고 세 번째로 높은 경기도의 오름폭은 제주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양질의 일자리와 교육이 부족한 상황에서 주택 가격마저 급등해 청년들에게 제주는 ‘살기 힘든 곳’이 됐습니다.
<인터뷰 : 오재원 / 제주 출신 청년>
“만약에 같은 집값이라고 한다면은 저는 솔직히 제주도에서 일하는 건 조금 메리트가 많이 좀 없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서울에서 돈을 조금씩 모으다 보면은 그래도 서울에서 인접한 지역에 대출 껴서 최대한 서울에 가까운 곳에 사는 게 꿈이고요.”
결국 제주 인구는 지난 2023년 청년층을 중심으로 14년 만에 순유출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유출 규모가 2배 가량 증가했습니다.
<인터뷰 : 강권오 /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연구위원>
“제주 지역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전입 인구 감소라고 볼 수 있는데요. 2023년 기준으로 제주도 내 전입 인구 감소분의 25.3%가 30대 청년층에 좀 집중이 돼 있습니다. 30대 청년층이 감소한다는 것은 이제 지역 내 핵심 생산 연령 인구가 감소한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또한 이제 주로 생산 이제 출산을 담당하는 연령대가 이제 감소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 감소와 더불어 사회 감소도 이제 감소할 수 있으리라는 우려가 존재하는 상황인 거죠.”
청년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방치 빈집이 1천100채, 미분양 주택은 2천600채를 넘어서는 등 집이 넘쳐나는데도 집 없는 사람의 비중은 전국 최고 수준에 달합니다.
지난 2023년 기준 도내 무주택 가구는 43.9%로 서울과 대전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습니다.
반면 주택을 2건 이상 소유한 다주택자는 20.3%로 전국에서 가장 높아 주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 전성제 /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정책연구센터 연구위원>
”아무래도 자가보다는 차가로 있을 경우에 주거 불안의 감정을 느끼는 경우가 더 많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이 이제 더 중요한 부분인데 이제 제주도 같은 경우에는 소유율이 낮으면서 이제 주택 가격이 상대적으로 서울을 제외하고는 굉장히 높은 수준으로 나오는 부분들이 약간 오히려 좀 문제가 될 수 있을 것 같고요. 기본적으로 시장이 이제 고공행진을 하거나 가격이 좀 높게 그렇게 되는 부분에 있어서 양질의 주택 재고가 부족하다는 부분이 분명히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빈집은 넘쳐나는데 살 곳은 없는 기현상.
주거 부문의 구조적 취약성이 지역소멸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KCTV뉴스 김지우입니다. (영상취재 박병준, 그래픽 소기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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