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니발 시즌2', 피와 살육의 향연…식인마을 숨겨진 집단광기

아이즈 ize 정명화(칼럼니스트) 2025. 5. 13.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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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정명화(칼럼니스트)

사진제공=디즈니+

지독한 욕망과 광기가 퍼즐처럼 얽힌 한 마을. 보통의 세상과는 단절된 듯 자신들만의 법칙으로 살아가는 이 세계에선 누가 괴물이고, 누가 인간인지 알 수 없다. 평범한 시골의 동족촌인 줄 알았던 깊은 산속의 '쿠게마을'에는 오래된 비밀이 숨겨져 있다. 상처를 안고 가족과 함께 이곳에 부임한 젊은 경찰(야기라 유야)은 순박한 마을 사람들의 가면 뒤에 숨겨진 식인 풍습과 어린아이 인신공양의 진실을 파헤치려 하지만, 그들은 견고하고 오래묵은 결집을 무기로 그를 사지로 몰아넣는다. 

디즈니+ 오리지널 일본 드라마 '간니발'이 시즌 1의 화제를 업고 시즌2로 돌아왔다. 총 8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간니발'은 충격적인 설정과 서늘한 분위기로 이목을 끈 시즌 1에 이어 오래된 비밀의 근원을 공개하며 더욱 강렬한 서사와 액션을 담고 있다. 

시즌2는 전작의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더 빠른 전개와 확장된 세계관으로 몰입감을 더했다. 매회 액션 신이 등장하고 몇몇 장면은 고토 가문과 경찰, 고토가문과 마을 사람들의 대결을 그리면서 대규모 집단 액션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사진제공=디즈니+

간니발은 카니발리즘(식인)과 일본의 고령화 마을을 뜻하는 단어가 더해져 고립되고 폐쇄적인 오래된 산골마을에서 벌어지는 식인 행위를 의미한다. 동명의 유명 원작 만화를 드라마화한 '간니발'은 충격적인 소재와 음습하고 야만적인 일본 특유의 분위기를 그려내 화제가 됐다. 

시즌1에서 쿠게 마을의 어두운 비밀과 고토 가문의 실체를 파헤치던 경찰 다이고는 이번 시즌에서 아내와 딸의 생명을 위협받으며 점점 진실의 실체를 마주하게 된다. 마을의 폐쇄성과 집단주의, 그리고 고토 가문의 선민사상을 여전히 중심테마로 삼아 현재의 잔인한 풍습이 이어져오게 된 원인과 당대의 사회적 배경, 집단 광기를 그린다. 

일본 작품 특유의 느릿하고 과장된 연기, 연극톤의 대사 등은 지루하게 느껴지지만 시즌2의 묘미는 쿠게마을의 오랜 인신공양 풍습이 어떻게 시작되었나, 고토 가문과 마을 주민들의 기이한 관계의 기원이 베일을 벗는 순간이다. 시즌1에서 사망한 고토 긴(츠네마츠 유리)의 젊은 시절 이야기가 등장하며 드라마는 새로운 전기를 맞는다. 현재 고토가(家)를 있게 한 여자 당주이자 인신공양 축제의 시작을 만들어낸 고토 긴. 마을 매춘부의 딸로 태어나 아버지도 모르는 그녀가 고토의 성을 받아 어머니와 같은 학대를 받으며 살다 끝내 신의 제물로 바쳐진다. 눈으로 덮인 깊은 산속에 버려진 고토 긴이 어떻게 살아남아 고토가문과 마을 사람들에게 복수를 하고 가문의 당주가 되었는지, 그 비밀이 베일을 벗으며 흥미를 더한다. 무엇보다 고토 긴 역할을 연기한 츠네마츠 유리의 서늘하고 요염하면서도 광기 어린 팜므파탈의 매력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강도 높은 대규모 액션 신에 피와 살이 난무하는 시즌 2는 고어장르라 해도 무방할 정도의 매운 수위를 선보인다. 여기에 과거의 트라우마와 가족의 생명을 지켜야 하는 주인공의 심리적 고뇌와 고토 가를 이끄는 고토 케이스케(카사마츠 쇼)의 혼란스러움이 그려지며 서사의 깊이를 더한다. 군경찰과 대치하며 총기를 난사하는 이들의 모습은 현대인의 이성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맹목적 신념과 광기가 폭발하는 장면으로, '간니발'의 독특한 주제의식을 드러내는 부분이다. 전작의 강점을 이어가면서 새로운 요소들을 더한 '간니발'은 잔혹한 사건과 기이한 분위기, 피로 얼룩진 마을에서 벌어지는 심리 스릴러의 묘미를 전하는 작품이다.

정명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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