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백인 난민 입국에 미국 성공회 “인종 화해 노력해온 교회 방향과 달라···난민 지원 끊겠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신속히 난민으로 받아들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백인들이 미국에 입국하자 미국 성공회가 “인종 간 화해를 위해 노력해온 교회의 방향과 맞지 않다”며 이들의 정착을 돕지 않을 것이며 향후 난민 정착 지원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2일(현지시간) 남아공의 네덜란드 백인 정착민 후손인 아프리카너 59명이 미국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하자 미국 성공회 수장인 숀 로 주교는 이 같은 내용의 서한을 발표했다.
일부 아프리카너들은 흑인 정부로부터 인종 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지난 2월 아프리카너에게 난민 지위를 부여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행정명령으로 이들이 수년이 걸리는 난민 신청 절차를 3개월 만에 통과해 ‘특혜’ 논란이 벌어졌다. 남아공 정부는 “미국 정부가 아프리카너에게 난민 지위를 부여한 것은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이며 남아공 민주주의에 의문을 제기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성공회 이민국은 난민 지위를 부여받은 아프리카너들의 재정착 지원을 돕지 않을 것이며 수십년간 정부와 이어온 난민 지원과 관련한 협력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성공회는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아 난민들의 재정착 과정을 도와왔다. 2주 전 미국 정부로부터 아프리카너들의 재정착을 지원하라는 통보를 받았으나 이를 거부한 것이다.
로 주교는 “인종 정의와 화해를 향한 우리 교회의 헌신, 남아공 성공회와 역사적 유대감을 고려하면 아프리카너들의 재정착을 돕는 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매우 이례적인 방식으로 선발된 난민들이 위험한 환경에서 몇 년간 기다려온 난민들보다 우대를 받는 것을 보는 것이 고통스럽다”고 했다.
아프리카너들이 공항에 입국하자 소수의 시위대가 이들의 도착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진짜 난민은 아직 기다리고 있다”는 손팻말을 들고 항의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05121403001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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