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경북외고 ‘힐링카페’ 사제 정이 피어난다

김형규 기자 2025. 5. 13.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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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외고 사제 힐링카페. 경북외고 제공.

"아메리카노 한 잔이요!"

교실 한편, 아담하게 꾸며진 카페에 학생의 밝은 목소리가 울린다. 주문을 받은 또 다른 학생은 능숙하게 커피를 내리고, 교사는 환한 미소로 음료를 건넨다.

경북외국어고등학교(교장 권성미)가 지난 13일부터 한 달간 3학년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사제 힐링카페'의 풍경이다.

이 카페는 단순한 음료 판매장이 아니다. 경제·경영·창업 등 경상 계열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이론적 지식을 바탕으로 실제 카페 운영을 체험하는 교육의 장이다. 동시에 입시 준비로 지친 3학년 학생들에게는 잠시 숨을 고르고 교사와 소통하는 학년 특색 활동의 하나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운영되고 있다.

교사와 학생이 함께 다양한 음료를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이 카페에는 특별한 결제 시스템도 있다. 현금이나 카드 대신 '학업페이'(학업 성과), '열정페이'(수업 참여도), '봉사페이'(도우미 및 교사 보조 활동), '모범페이'(생활 태도), '에코페이'(친환경 활동) 등 학생들의 긍정적 학교생활을 바탕으로 발급되는 가상 화폐로 음료를 구입한다. 이는 기존 상벌점제를 대체하는 새로운 학교문화로, 학생들의 자율성과 책임감을 동시에 키우고 있다.

카페 운영에 참여한 한 학생은 "친구들의 선호를 조사하고, 보유한 페이 수량에 따라 음료 가격을 조정하면서 경제 원리와 수요·공급 개념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며 "시장 분석과 소비자 반응에 대한 감각도 자연스럽게 익혔다"고 말했다.

힐링카페로 학교는 웃음꽃으로 가득하다.

주문을 받던 교사는 "커피를 함께 만들며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너무 소중하다"며 "이런 경험이야말로 교실 밖에서 이루어지는 진짜 교육"이라고 했다.

또한 이곳은 세대 간 따뜻한 정을 나누는 소통의 장이 되기도 한다. 학생들은 자신이 모은 페이로 '후배 사랑 기프트 카드'를 구매해 후배에게 음료를 선물할 수 있어, 선후배 간 유대감도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있다. 입시라는 고단한 항해 속, 교실 안 작은 카페는 학생들에게 따뜻한 숨구멍이자 살아 있는 배움의 공간이 되고 있다.

권성미 교장은 "사제 간 소통과 학생 주도의 참여가 살아 있는 힐링카페는 인성교육의 현장 그 자체"라며 "앞으로도 학생들이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immark@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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