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어부지리 못 얻게 돼”…미·중 관세 휴전에 복잡한 표정

미국과 관세 협상을 벌이고 있는 일본 정부가 미·중간 ‘관세 전쟁 휴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중 사이에 ‘상호 관세 대 보복 관세’ 구도가 90일간 유예되자 쫓기는 입장에서 벗어난 미국이 일본 등과 다른 나라와의 협상에서 압력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큰 폭의 대중 관세 인하를 결정한 뒤 시진핑 국가주석과 직접 협상할 가능성을 내비쳤다”며 “(미·중 관세 협상 여파로) 향후 일본과 협상에서 미국의 태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앞서 초고율 관세로 맞서던 미국과 중국은 12일 공동성명을 내어 각각 상대국에 부과했던 관세 145%와 125%를 나란히 115%포인트씩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에선 예상보다 빠르게 미·중 관세 전쟁이 진정 국면에 들어간 데 대해 일단 긍정적 반응이 나온다. 이치카와 마사히로 미쓰이스미토모 자산운용 시장전략가는 마이니치신문에 “이렇게 빠른 시점에서 미·중 두 나라가 관세를 낮춘 것은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야마에 고우야 니코증권 선임 이코노미스트도 “두 나라가 보복을 강화하는 대신 타협점을 찾은 것은 다행”이라며 “일본 수출 하방 위험도 완화됐다”고 풀이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미·중이 ‘관세 휴전’에 돌입한 것에 대해 신중 모드로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마이니치신문에 “미·중이 관세 문제로 부딪히는 사이 일본은 미국과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갈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며 “(미·중 관세 유예로) 어부지리를 얻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과 관세 협상을 벌이는 한 관계자도 “(관세와 관련한) 미·중 관계가 개선되면, 현재 트럼프 정부가 다른 나라와 관세 협상에서 받아온 압력이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일본 입장에선 ‘순풍’이 되지 않는다”고 풀이했다.
미국과 3차 장관급 관세 협상을 앞둔 일본에선 ‘조선업 카드'를 앞세우는 방안이 떠오르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일본 정부가 미국과 관세 협상에서 조선 분야의 쇄빙선 기술이나 군사 분야 협력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향후 협상에서 유렵한 ‘협상 카드’로 삼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일과 협력을 통한 미국 조선업 부활’을 언급했던 데다, 일본의 조선산업에도 손해될 게 없다는 판단이 깔렸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미·일 조선 황금시대 계획’을 미국 쪽에 제시했다. 일본 정부는 액화천연가스(LNG), 대두·옥수수를 포함한 농산물, 안전검사 완화를 통한 미국산 자동차 수입 확대 등 기존 카드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또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과 협력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일본 정부는 미국에 자동차·철강·알루미늄에 부과한 고율 관세의 완전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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