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환수의 골프인문학] 골프의 신비한 매력 '망각'

황환수 2025. 5. 13.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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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이미지입니다. 프로 골프 선수가 연습라운드를 하는 모습입니다.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하지 마십시오.)

 



 



[골프한국] 골프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일까. 



한 마디로 축약해 표현한다면 나는 '망각'이라고 꼬집어 얘기하고 싶다. 뜬금없는 답변이다. 그러나 곰곰이 되짚어 보면 연습장에서 또 필드에서 이러한 경험을 현재도 하고 있다는 점이 신기하기만 하다. 



 



골프 선수든 아마추어 골퍼든 모두 동일하게 여겨지는 이 망각의 기술이 골프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하는 가장 주된 요인이 아닐까 생각했다. 즉 골프스윙을 망각하는 것이 아니라 골프스윙을 제외한 '모든 세상만사를 잊게 하는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는 점이 그것이다.



 



사업을 오랫동안 하던 친구가 불경기 탓에 자금운용이 여의치 않아 사업장의 직원들 임금 맞추기에 골몰했다. 그는 마침내 정상적인 급여를 지불한 뒤 필자에게 전화를 했다. 한동안 어려웠던 불편한 심사를 달랠 요량으로 전화한 그는 "지금 당장 골프를 칠 수 있을까"하고 나의 의지를 확인했다. 



 



나는 "너 오늘 힘든 사무를 막 처리했구나"라며 짐작하듯 얘기했다. 맞다는 그의 답변은 무척 가벼워진 심사를 대변하는 듯했다. 이 표현은 현재를 '망각하고 싶다'는 강렬한 의사임에 틀림없었다. 



 



골프 연습도 마찬가지다. 물론 모든 스포츠의 특성이 일상을 망각하고 오로지 자신이 현재 땀을 쏟고 있는 운동에 전력을 기울이게 만든다는 점이다. 그리고 스스로 신체의 변화에 대해 감각을 집중하는 경향이 짙다. 



 



이처럼 골프도 연습장에서 자신의 구질과 자세에 몰입하고 또 필드에서 오로지 골프공의 향방에 대한 지극한 관심은, 모든 세상 근심과 염려를 일순간에 날려버리는 마법을 지니고 있다. 망각의 마법인 셈이다. 



 



필드의 경우 하루 온종일 동반자와 함께 웃고 떠드는 시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개중에는 골프스윙이 마땅찮아 근심이 일렁거리지만 세상만사는 아니기 때문에 그닥 염려할 필요가 없는 사실이다. 



 



망각을 손쉽게 가져주는 골프의 몰입은 특히 여성들에게 치유의 목적으로 권유할 만한 종목이다. 50대부터 느닷없이 찾아온 갱년기의 남녀들은 자신의 신체적 스트레스를 해소할 만한 적당한 운동을 찾아 헤매곤 한다. 뒤늦게 친구의 권유로 시작한 골프가 갱년기의 치유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사실도 더불어 알게 되었다. 바로 망각의 효능 때문일 것으로 추측한다. 



 



골프에서 몰입은 공의 방향성과 자신이 휘두르는 스윙으로 압축된다. 이는 갱년기에 나타나는 심장의 두근거림이나 압박으로 번지는 갱년기 증상을 골프스윙의 긴장감으로 대체되며 아드레날린이 솟구친다. 



 



골프를 즐기는 가운데 세상사를 잠시 내려놓고 잊을 수 있다는 것은 또 다시 현실로 향하는 발걸음을 한결 가볍게 하는 훌륭한 장치일 수 있다. 질병처럼 심각한 경우를 제외한, 일상적인 망각이 없었다면 그게 바로 지옥의 삶이 아닐까 싶다.



 



*칼럼니스트 황환수: 골프를 시작한 뒤 40년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바람부는 날에는 롱아이언'이라는 책을 엮었다. 지난 2009년부터 6년간 대구 SBS/TBC 골프아카데미 공중파를 통해 매주 골퍼들을 만났고, 2021년까지 매일신문과 영남일보의 칼럼을 15년 동안 매주 거르지 않고 썼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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