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깅하며 쓰레기 주워요" 롯데백화점 플로깅에 5000명 허리 숙였다 [ESG클린리더스]
전국 지점서 '플로깅'도...백화점 임직원 참여
백화점 외벽 현수막 걷어 '업사이클링' 제품도
편집자주
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한여름 무더위가 한창이던 2024년 8월 9~11일.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는 천 가방을 메고 목장갑을 낀 채 집게로 쓰레기를 줍는 인파가 나타났다.
그런데 이들의 모습은 흔히 보는 환경 정화 자원봉사자와는 사뭇 달랐다. 사전 체조를 시작하며 웃고 떠들었다. 이어 에코 백을 닮은 천 가방을 둘러메고 해변을 내달리며 쓰레기를 모았다. 조깅하며 쓰레기 줍기를 뜻하는 '플로깅(Plogging)'에 동참한 사람들이다.
이 자리에는 부산시 소통 캐릭터 '부기(부산갈매기)' 인형탈을 쓴 사람도 동참해분위기를 띄웠다. 어린이집 버스를 타고 온 약 100명의 어린이도 이 플로깅을 함께 했는데 부기를 계속 찾아 인형 탈을 쓴 사람은 쉴 틈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들의 플로깅 백과 목장갑 등을 보니 '리얼스(RE:EARTH)' 로고가 도드라진다. 리얼스는 롯데백화점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캠페인 이름으로 '다시 지구를 새롭게'란 친환경의 뜻을 담고 있다.
앞서 롯데백화점은 2004년 환경가치경영을 선언하고 '그린 롯데'란 이름으로 ESG 캠페인을 벌였다. 하지만 2017년부터는 여성의 자존감, 꿈과 도전을 응원한다는 의미를 담은 '리조이스(RE:JOICE)'란 이름의 ESG 캠페인을 앞세웠다. 이후 2022년 기존 친환경 ESG 캠페인을 그린 롯데에서 리얼스로 바꾸고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롯데마트가 2021년 시작한 ESG 캠페인 이름도 리얼스였다. ESG 경영의 중요성이 전 세계에서 부각됨에 따라 롯데백화점, 롯데마트·슈퍼,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의 ESG 캠페인 명칭을 통합한 것이다. 이를 통해 시너지를 내는 게 좋다는 컨설팅 회사의 자문을 받아들인 결과란 후문이다.
환경정화 필요한 곳에 '리얼스 마켓' 설치

롯데백화점 플로깅은 환경 정화가 필요한 곳을 찾아가 리얼스 마켓(RE:EARTH MARKET)을 차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플로깅의 베이스 캠프(근거지)로 참가자에게 집게, 플로깅 백 등을 나눠준다. 이 플로깅 백은 재활용 가능한 친환경 소재인 타이벡(Tyvek)으로 만들었다. 참여자가 플로깅을 마치고 이곳에 쓰레기를 갖다주면 '제로 웨이스트(Zero-Waste·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품 사용을 늘려 궁극적으로 쓰레기를 없애는 것) 굿즈(기념품)'를 준다는 설명이다.
환경을 깨끗이 하는 데 관심을 키우기 위해 적극 참여자에게 더 많은 굿즈를 제공하는 등 보상에 차등을 둔다고 한다. 롯데백화점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사전 신청을 한 참가자에게는 현장에서 신청한 참가자보다 더 많은 굿즈를 내주는 식이다. 해운대해수욕장 플로깅에는 롯데백화점 임직원 100여 명도 힘을 보탰다.
이 같은 행사의 기획 의도를 놓고 윤재원 롯데백화점 ESG 공정거래팀 수석은 "백화점에서는 고객이 돈을 내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받는 것"이라며 "이를 차용해서 쓰레기가 돈이 되고 쓰레기를 주워 왔을 때 이에 상응하는 상품을 받는 경험을 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에 가서 쇼핑을 할 때 만족과 가치를 느끼는 것처럼 환경을 정화할 때 느끼는 가치와 만족의 경험을 키우는 데 초점을 뒀다는 뜻이다.

사흘간 거둔 쓰레기… 4080L!

롯데백화점 플로깅의 효과는 곳곳에서 드러난다.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사흘 동안 플로깅으로 거둬들인 쓰레기 분량은 4,080리터(L)에 달했으며 총 1,298명이 참여했다. 이 회사는 '지구의 날'이었던 지난해 4월 22일 전후(21~28일)와 5월 2, 3일에도 전국 지점에서 임직원과 고객이 함께 이 같은 플로깅을 벌였다. 지구의 날은 1970년 4월 22일 미국 위스콘신주의 게이로드 넬슨 상원 의원이 직전 해(1969년)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해상 원유 유출 사고를 언급하며 제안한 데서 비롯했다.
지난해 4, 5월 롯데백화점이 '리얼스 위크'로 정한 기간에 플로깅으로 거둬들인 쓰레기양은 총 4,244L(2,170명 참여)에 달한다. 같은 해 4월 5~11일에는 강원 속초시 외옹치해수욕장에서도 플로깅을 진행해 140L(233명 참여)의 쓰레기를 거둬들였다. 같은 해 5월 25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어린이환경미술대회에서 벌인 플로깅(4,500L 수거, 1,303명 참여)까지 포함해 지난해 거둬들인 쓰레기 총량은 1만2,964L(5,004명 참여)에 달한다.
롯데백화점은 자원 재활용에도 열심이라고 밝혔다. 2023년 크리스마스와 2024년 봄에 백화점 외벽 현수막, 2024년 설 명절의 사은품 보랭가방 재활용 사례가 그것이다. 이 회사는 업사이클링 제품(폐기물을 재활용한 상품) 브랜드 '페셰'와 손잡고 이를 여섯 종류의 상품으로 재탄생시켰다. 에코 백, 앞치마, 동전지갑, 파우치(소지품을 담는 작은 가방), 보냉 바구니, 간이의자 등이다. 이들은 롯데백화점이 2024년 11월 20일~올해 1월 5일 '리얼스 업사이클 마켓'을 잠실점에 만들어 엘포인트(L.POINT)를 받고 판매했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업계 최초로 선포한 환경 경영을 잊지 않고 지속가능한 가치를 선보이려 노력하고 있다"며 "의무나 제도 때문에 타의로 ESG 경영을 하지 않으며 기업도 시민의식을 가지고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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