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지혈하고 상처 봉합한다?... 한일 손잡고 의료기술 공동 개발

윤성철 2025. 5. 13.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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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엔비아, 일본 JBP와 광경화 의료기기 공동개발 협약 체결
사진 왼쪽부터 JBP 카쿠 타이이치(Kaku Taiichi) 회장, 임홍석(Frank Lim) JBP/JBPK 대표이사, 양승윤 부산대 바이오소재과학과 교수, (주)에스엔비아 이강오 대표이사. [사진=부산대기술지주]

"빛을 비추면 상처가 굳는다" – 새로운 의료기술의 탄생

국내 바이오벤처 ㈜에스엔비아(SNvia, 대표 이강오)가 부산대기술지주, 일본 제약사 JBP(Japan Bio Products)와 손잡고 빛(光)으로 지혈과 봉합을 구현하는 첨단 의료기기 공동개발에 나선다. 빛을 이용해 체내 상처를 굳힌다(photocuring)는 개념.

쉽게 말해, 빛을 접착제처럼 사용하는 것이다. 기존에는 치과 레진 충전재나 일부 산업용 코팅재에만 제한적으로 쓰였지만, 인체에 사용하는 것은 까다로운 안전성(safety) 문제로 인해 도전이 어려웠었다.

이들은 지난 9일 부산에서 '의료용 광가교 히알루론산(Photocrosslinkable Hyaluronic Acid)'을 기반으로 한 광경화성(光硬化性, Photocurable) 의료기기 공동개발 및 기술실시 계약을 체결했다. 첨단 기술 개발을 뛰어 넘어, 글로벌 바이오 의료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히알루론산 기반 'PhotoQ-HA' 플랫폼..."초저출력 빛으로 5초 내 조직 접착"

그 핵심 기술은 부산대 바이오소재과학과 양승윤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PhotoQ-HA' 플랫폼에 있다. 저출력 빛만으로 단 5초 안에 조직을 단단히 봉합할 수 있는 신소재.

이 플랫폼은 임상에서 안전성이 검증된 히알루론산에 가시광선용 수용성 광개시제를 결합한 구조로, 단 5초 이내 초저출력 빛만으로도 빠르고 안정적인 조직 접착을 구현할 수 있다.

기존의 화학적 가교 기술과 다르게, PhotoQ-HA는 인체에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장시간 안정된 접착력과 조직 보호 효과를 제공한다. 특히, 눈의 각막에 조사해도 안전할 만큼 광독성이 낮아, 고위험 부위에도 적용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양승윤 교수는 13일 "광가교 (Photocrosslinking) 기술은 수십 년 전부터 있었지만, 인체 적용을 막아온 광독성과 독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면서 "이번 공동개발은 의료현장에서 요구하는 안전성과 성능을 동시에 갖춘 제품군을 탄생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왜 주목받나?... 기존 실란트와의 차별화

공동개발 중인 광경화 의료기기는 또한, 기존 수술용 실란트(sealant)와 달리, 액상이나 패치 형태로 손쉽게 적용할 수 있다. 현장에서 다양한 성장인자(growth factor)나 치료 약물을 혼합해 사용할 수 있는 '믹싱 프로토콜'(mixing protocol)을 지원한다.

단순한 지혈·봉합 차원을 넘어, '지속적 약물 방출'(Drug Delivery System, DDS)을 통한 치료 효과 강화까지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바이오프린팅용 바이오잉크, 인공장기 제작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있다.

'빛의 치료'로 의료 현장의 판도 바꾼다…일본 거쳐 글로벌 시장까지

이들은 일본 현지에서 비(非)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완료 즉시 본격적인 임상시험에 돌입할 예정이다. 에스엔비아와 JBP는 제품화를 마무리한 후, 일본 시장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 개척에 나설 계획이다.

JBP 및 JBP한국법인 임홍석 대표이사는 "JBP는 1954년 설립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태반주사제 '라이넥'을 공급해온 제약사"라며 "이번 협력을 통해 일본과 한국을 넘어 글로벌 바이오 의료기기 시장을 본격 공략할 계획"이라 했다.

특히, 지난해 독일 MEDICA 2024 전시회에선 약 30여 개 기업과 기술 수출 상담도 진행했다. 현재 복수의 회사들과 제3자 기술이전 협상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용화 이후 글로벌 확산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 5초의 빛으로 생명을 구하고 치료의 새 장을 열겠다는 에스엔비아와 부산대, 그리고 JBP의 도전. 이들의 협력은 한국 바이오 기술이 단순 연구개발을 넘어, 세계 의료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주역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부산대 강정은 산학협력단장도 "㈜에스엔비아의 기술사업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면서 "이번 성과는 대학-기업-글로벌 제약사의 유기적 협력이 만들어낸 모범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사진=부산대기술지주]

윤성철 기자 (syoo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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