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브루클린 부동산에 투자한 韓 금융사들 20%대 손실… 채권 매각 과정서 잡음도
국내 기관 투자자들이 미국 뉴욕 부동산 개발 사업에 투자하기 위해 1억3300만달러(약 1872억원) 규모로 조성한 ‘뉴욕 브루클린 500 메트로폴리탄 에비뉴 시니어론’ 펀드가 약 24%의 손실을 보고 부실 채권으로 매각된다.
손실도 문제지만, 부실 채권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나오고 있다. 일부 투자사는 채권 매각을 주도한 한 증권사가 독단적으로 거래를 진행해 손실률을 키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다만 이 증권사는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국내 기관 투자자들은 미국 뉴욕 브루클린 500 메트로폴리탄 호텔 부동산을 담보 선순위로 한 대출 펀드의 채권을 미국 사모펀드인 패럴론 캐피탈 매니지먼트(Farallon Capital Management)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 대금은 1억200만달러(약 1434억원)다.
한강자산운용은 2019년 뉴욕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 ‘500 메트로폴리탄’ 개발 사업에 대출을 하기 위해 펀드를 조성했다. 차주는 기존 대출 상환과 입점 호텔 안정화 비용에 사용하겠다며 펀드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대출 기간은 2019년 5월부터 2023년 6월까지, 금리는 연 6.13%로 투자사들은 이 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듬해 터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호텔 개발 사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차주는 대출 이자를 상환할 수 없게 됐고, 이들에 대출을 내준 펀드도 함께 부실화됐다. 부실 사태는 대출 만기일까지 이어지면서 대주단은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출 채권 매각에 나섰고, 최근 매각 대상을 패럴론 캐피탈로 정했다. 이번 거래는 대주단 중 한 곳인 A증권사가 주도해 이뤄졌다.
투자 원금을 포함해 투자자들이 당초 예상했던 수익과 4년 간의 연체 이자 규모는 1억7000만달러에 이른다.
하지만 매각가는 이에 한참 못 미치는 규모로 제안을 받았다. 이 중 패럴론 캐피탈은 최초 1억2100만달러를 제시하면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패럴론 캐피탈은 수차례 가격 수정을 요청, 최종 제안 가격이 1억200만달러로 정해졌다. 이번 펀드에 투자한 투자사는 당초 기대했던 수익까지 고려하면 손실률이 40%에 달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투자사들은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부실 채권을 매각하는 데 뜻을 모았으나, 손실 규모에 대해서는 이견이 나온다. 일부 투자사는 채권 매각을 주도한 A증권사가 손실 규모를 더 키웠다고 주장한다. 손실률을 24%에서 20% 수준으로 낮출 수 있는데, 굳이 낮은 가격을 제시한 곳에 매각할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대주단 한 관계자는 “채권 매입 의향을 보인 곳 중 훨씬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곳이 있었다”며 “이곳이 조건을 걸기 전에 패럴론 캐피탈과 투자의향서를 체결한 것은 사실이나, 협상 초기부터 잡음이 있었고 매각가도 하락해 268억원의 추가 손실이 발생했다”고 했다.
반면 A증권사는 협상 과정에서 대주단의 합의가 있었고, 대주단 사이에서 이번 거래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나온 적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대주단의 대화 내용에서는 이들 사이에 갈등이 있었던 점이 확인된다. 감내해야 할 손실 규모를 두고 투자사들 사이에 이견이 있던 것은 맞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A증권사는 아직 거래가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구체적인 사안은 밝힐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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