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이데아 찾아, 예술 넘어선 첼로 선율[문화대상 이 작품]
롯데콘서트홀 '2025 인 하우스 아티스트 최하영 I'
끊임없이 길을 찾는 구도자 같은 연주
바흐 작품, 바로크식 연주 해석 백미
[송주호 음악평론가] 인류는 본능적으로 초월적 이상을 갈망한다. 사람들은 이를 ‘신’이라고 불렀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은 ‘이데아’ 혹은 ‘일자’(一者, The One)라는 비인격적 개념으로 상정했다. 이런 개념은 과거의 유물이 아닌, 오늘의 문화와 예술로서 살아 있다. 종교를 믿지 않고 그리스 철학을 몰라도, 사람은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집약된 이상을 찾는다. 여기서 이상을 찾아가는 인간의 초월적 본성이 발견된다. 종교와 철학, 예술은 이같은 본성이 드러나는 과정이자 결과다.

가브리엘리의 곡과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3번’은 바로크 시대에 제작된 악기와 바로크식 활(거트 현)을 사용해 바로크식 주법으로 연주한 것도 주목된다. 이를 최하영이 베를린에서 바로크 첼로를 배우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면 매우 좁은 시야다.
왜 바로크 음악을 다르게 연주하고자 하는가. 그가 자신의 자아를 내려놓고 예술의 이상을 찾는 예술가의 본성을 갖고 있으며, 이를 외면하지 않고 민감하게 반응했기 때문이다. 그의 자발적 실천은 의지의 결과이지만, 자신도 모르게 주어진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최하영은 모든 곡에서 자신의 스타일, 작곡가의 의도, 당시의 관습을 아울러 고민하면서 끊임없이 길을 찾는 구도자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모든 곡에서 최상의 소리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다. 가브리엘리와 바흐의 작품이 요청하는 내밀한 마찰로 만들어지는 음색과 장식적이면서 우아한 제스처를 구현하며, 모차르트의 ‘이중주, K.423’가 말하는 두 악기의 동등한 구조와 고전 시대의 우아함을 전한다.

최하영의 구도자적 모습은 연주하는 신체에서도 나타난다. 그의 몸짓은 곡의 흐름에 동화되며, 이를 통해 연주하는 신체도 음악의 일부로 편입된다. 그럼으로써 전통적 양식에 갇힌 관습적 청취를 지양하며, 음악의 개념을 초월하고 음악이 주는 메시지를 확장한다.
이런 관점은 연주자 본인에게도 영향을 준다. 악보가 요구하는 시간의 흐름에 구속되기보다는 현장에서 들리는 음향에 따라 활의 타이밍을 조정하는 모습은 가장 눈에 띄는 예다. 풍부한 저음의 잔향을 가진 롯데콘서트홀에서 그는 서두르지 않고 잔향의 지연을 음악의 일부로 받아들였으며, 감상자는 이 공연에서 음원의 복제가 아닌, 공연이 갖는 고유의 현장성과 일회성을 경험했다. 이는 그의 구도자적 접근이 올바른 길로 가고 있음을 방증한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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