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18년째 '고정밀 지도 반출' 요구하는 속내는
미국 행정부 지도 반출 '비관세 장벽' 압박…구글에 힘 실려
구글, 이번 반출 요청 사유에 "외국인 관광객 불편" 짚어
업계 "기존 지도 축적으로도 충분히 서비스 향상 가능"
전문가들 "한국 테스트베드로 포기 못하는 구글"
"미래 먹거리 인공지능 산업에 지도 데이터 필수"

세 번째 도전장을 내민 구글의 고정밀 지도 반출 여부 심사가 오는 8월 이뤄질 예정이다. 구글은 지도 반출 제한을 '비관세 장벽'으로 지적한 트럼프 정부를 등에 업고, 구글 지도 서비스 품질 향상을 이유로 들어 지도 반출을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래 인공지능(AI) 먹거리를 사수하려는 구글에게 한국의 고정밀 지도는 포기할 수 없는 데이터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고정밀 지도 줘"…세 번째 도전 구글, 오는 8월에 결정
지난 2월 구글은 정부에 1대 5000 축적의 고정밀 지도를 미국 등 해외 데이터센터로 반출할 수 있도록 허가해 줄 것을 요청했다. 구글이 요청하는 지도는 50m 거리가 1cm로 표현돼 골목길도 식별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번 구글 반출 신청 이후 지도 반출을 '비관세 장벽'으로 지적한 트럼프 정부의 관세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구글이 끝내 고정밀 지도를 얻을 수 있을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3월 '국별무역장벽보고서(NTE)'에서 지도를 포함한 위치정보의 데이터의 국외반출 제한을 무역 장벽이라고 지적했다. 지도 반출 제한과 망 사용료 부담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한국 정부에 내민 요구 사항들을 미국 정부는 무역 장벽으로 언급했다.
지난 2007년 구글은 국가정보원에 비공식적으로 반출 요구 이후 정부에 두 차례 공식적으로 반출 요청했다. 특히 지난 2016년 당시 구글 측은 당시 국내에 보급된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Go'의 신기술 보급을 주장하며 지도 반출 허용을 요구하기도 했다. 정부는 당시 안보 문제를 이유로 일부 지역을 흐릿하게 하는 블러(Blur) 처리할 것을 조건으로 내세워 지도 반출을 허용했다. 구글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지도 반출은 또다시 무산으로 돌아갔다.
'서비스 향상' 핑계…왜 18년 째 고정밀 지도 요구하나?
한 IT 업계 관계자는 "해외 관광객 편의성 증대가 목표라면 현재 버전을 업데이트해서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면서 "사실상 도시 계획이라든지 자율주행과 같은 큰 산업 단위에서 필요하다는 목적에서 지도 반출을 요청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국내 데이터센터를 별도로 두지 않아 법인세망도 피해가면서 데이터만 콕 집어 요구하는 것은 안보 측면과 국내 기업과의 형평성 차원에서 '도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IT 업계 관계자는 "지도 데이터에는 국가 주요 기밀에 해당하는 보안 지역에 대한 정보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관련 정보의 해킹 또는 유출로 인한 국가 안보에 어려움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국내 지도 데이터가 국민 세금으로 제작된 공공재인만큼 해외 기업이 비용 지불 없이 활용하는 것은 국내 사업자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강조했다.
공식 요청에도 번번이 안보 문제로 발목을 잡혔지만, 구글은 십수 년째 집요하게 고정밀 지도 반출을 요구하고 있다. 당장 구글이 고정밀 지도를 확보하게 되면 지도 데이터 기반의 플랫폼 사업을 고도화해 국내 플랫폼 사업자의 지배력을 위협할 수 있게 된다. 가령 현재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을 통해 진행하던 플레이스 예약 등 사업 영역의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다.
아울러 미래 기술의 테스트베드로서 한국의 지도 데이터를 포기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디지털트윈 등 미래 인공지능(AI) 산업을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통신망과 산업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미래 플랫폼 산업의 테스트베드로서 최적의 시장이다. 플랫폼 정보가 집약된 '지도 플랫폼'이 테스트베드 구현의 필수적인 요소다.
황철수 경희대 지리학과 교수는 "국내 모든 플랫폼 산업 체계의 근간이 되는 고정밀 지도에는 현재 구글이 가지고 있는 1대 2만 5천 축적의 지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정보들이 있다"며 "모든 미래 기술을 한국 테스트베드에서 시험해 보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5천만 명 밖에 안 되는 한국 지도 데이터를 구글이 집요하게 요구하는 것"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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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성은 기자 castlei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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