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도 韓잠재성장률 1%대로 하향… “저성장 ‘뉴노멀’ 우려”
1%대 전망은 39년만에 처음
KDI “최악땐 2050년 마이너스”
저출산-고령화 탓 유례없는 하락… “출산 늘리고 R&D투자 확대 시급”

● “한국 경제 퇴보할 것이란 경고”
12일 OECD가 최근 업데이트한 경제전망(Economic outlook)에 따르면 내년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1.98%로 전망된다. 올해 잠재성장률 전망치(2.02%)보다도 0.04%포인트 낮은 수치다. 잠재 GDP는 한 나라의 노동·자본·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완전히 동원하면서도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 수준을 의미한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가 경제를 지탱하는 ‘기초체력’이 그만큼 고갈되고 있다는 뜻”이라며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가 퇴보할 것이라는 경고”라고 말했다.
이런 전망은 최근 국회 예산정책처,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내 기관이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잇달아 1%대로 하향 조정한 것과 흐름을 같이한다. 국회 예정처는 최근 ‘2025년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1.9%로 전망했다. KDI 역시 이달 8일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올해 1.8%, 내년 1.6%로 예상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말 제시한 2024∼2026년 전망치(2.0%)보다 악화된 수치다.
기초체력 약화로 인한 저성장과 역성장은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1분기(1∼3월) 한국 경제성장률은 ―0.2%로 한국은행이 집계한 주요 19개국 중 가장 낮았다. KDI는 이날 발표한 ‘2025년 5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외 여건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경기 둔화를 시사하는 지표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써오던 ‘경기 하방 위험’ 또는 ‘경기 하방압력 확대’ 등의 표현을 ‘경기 둔화’로 더 강화한 것이다.
문제는 이런 흐름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KDI는 향후 경제 효율성이 최근 10년 평균 수준을 유지할 경우(기준 시나리오) 2050년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0.1%로 추락할 것이라고 봤다. 지금과 같은 경제 운용 방식을 유지한다면 15년 후엔 구조적으로 역성장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앞서 2022년 11월에는 0.5%로 전망됐지만 3년도 채 지나지 않아 0.6%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 전 세계에서도 유례없는 잠재성장률 하락세
더 큰 문제는 한국의 잠재성장률 하락 속도다. 2017년부터 2026년까지 10년간 한국의 잠재성장률 예상 낙폭은 1.02%포인트(3.00→1.98%)로 같은 기간 OECD 평균 하락 폭(0.19%포인트)보다 5배 컸다. 한국보다 하락 폭이 가팔랐던 국가들은 튀르키예를 제외하면 체코나 에스토니아 등 경제 규모가 한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국가들이었다. 선진국에 속하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중소국이나 신흥국 수준으로 급락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런 추세의 원인으로는 저출생·고령화가 첫손에 꼽힌다. 한국의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2019년 정점(3763만 명)을 찍은 뒤 감소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노동·자본 투입이 급감하며 성장률을 끌어내릴 것이라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생산성을 끌어올릴 기술 혁신마저 후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자본 외에 기술·효율성·혁신 등을 통해 얼마나 더 생산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수치인 총요소생산성은 1990년대 2.3%에서 2010년대 0.7%로 하락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출산 제고와 더불어 젊은 인재들의 해외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지원과 연구개발(R&D) 투자 확대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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