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무리 대선 급해도 권성동 선대위원장이라니

국민의힘이 어제 대선 후보 교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 후임으로 초선 김용태 의원을 신임 비대위원장으로 지명했다. 당내 최연소(1990년생) 의원인 김 지명자는 김문수 후보를 한덕수 전 국무총리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반대표를 행사해 왔다. 사실상 당대표인 비대위원장에 30대 초선을 지명한 것은 보수 정당으로서 상당한 파격이라 할 수 있다.
대선을 불과 20여 일 앞두고 젊은 정치인을 당의 얼굴로 내세운 것은 정당 민주주의를 훼손한 후보 교체 사태를 조속히 매듭짓고 보수 혁신 의지를 강조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겸한 김 지명자가 이날 중앙선대위 회의에 참석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사과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다만 이 정도 인사로 국민에게 혁신 의지가 전달될 것이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후보 교체를 주도한 권성동 원내대표는 당내 사퇴 요구에도 아무 일 없다는 듯 유임됐고, 공동선대위원장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며칠 전까지 김 후보를 향해 "알량한 후보 자리를 지키려는 한심한 모습"이라고 원색적 비판을 퍼붓더니, 후보 교체 무산 이후에는 "당원 뜻이 김문수에게 있는 만큼 과거의 우여곡절을 다 잊자"며 단합을 강조했다. 최소한의 정치 도의가 있다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 정당 민주주의를 유린한 대선 후보 교체 폭거 주역이 국민에게 표를 달라며 앞장서는 건 어불성설이다.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를 외치며 관저 앞 시위에 참여했던 친윤석열계 의원들도 선대위에 대거 합류했다. 당내 세력이 없는 김 후보 입장에선 대선을 치르기 위해 다수파인 친윤계 도움이 필요할 수 있지만, 국민 눈높이와 한참 거리가 멀다. 김 후보도 아직 윤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한 것에 대해 사과하지 않고 있다. 이번 사태의 근원을 제공한 윤 전 대통령까지 단합을 강조하며 훈수를 두고 있는 배경이다.
대선을 위해서도 권 원내대표 거취를 확실히 함으로써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보수 혁신은 대선 이후로 미룰 과제가 아니다. 국민의힘이 기존 질서와 가치를 중시하는 보수 정당임을 자처한다면 한국 정당사에 오점을 남긴 이번 사태에 대한 원칙 있는 문책으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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