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혼돈, 100일 넘어 계속될 수 있다[아침을 열며]

2025. 5. 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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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만 가중시킨 트럼프 100일
'혼돈의 시대' 장기화할 가능성
면밀한 분석과 엄중한 대응 필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미시간주 워런에 있는 매콤 커뮤니티 칼리지 스포츠 엑스포 센터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행사장에 도착해 환호하는 지지자들을 보며 춤추고 있다.

지난달 29일은 트럼프 2기 출범 100일째 되는 날이었다. 지난 1월 20일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우며 출범한 이후 트럼프 정부는 200여 개가 넘는 행정조치를 쏟아내며 미국 사회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도 큰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상 그 어느 행정부보다 성공한 100일'이라고 자평하지만, 기대했던 성과보다 불확실성을 확대시키는 '트럼프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신뢰 위기를 맞고 있다.

우선 즉흥적이고 예측가능성 낮은 정책으로 시장 신뢰를 상실하고 있다. 감세 등 친기업 정책에 대한 기대로 취임 초기에는 주가가 상승하기도 하였으나, 100여 년 전 수준의 관세정책으로 시장은 혼돈에 빠져 있다. 주가는 급락하고 글로벌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화와 국채 등 미국의 자산가치도 폭락하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연준 의장 해임을 주장하면서 한때 통화정책의 독립성 우려로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키기도 하였다.

특히 소위 '해방의 날' 산출 근거도 불명확한 지난 4월 2일의 상호관세 부과와 중국의 대미 보복관세로 글로벌 교역은 물론 소비 및 투자 심리도 저하되어 세계 경제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주요국과의 관세협상도 관세 이외에 부가가치세, 투자협력, 환율 등 비관세 분야로 전방위 확대되어 불안정성을 심화시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금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3%에서 2.8%로 0.5%포인트 하향했다.

미국인들의 신뢰도 저하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 등 민간 전문가 중심의 정부효율부에서 재정적자 감축과 정부 업무 효율성 제고를 위해 공무원 감축과 국제개발처(USAID) 등 일부 조직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으나 재정적자 감축 규모는 크지 않고 정책 추진 방식과 이해충돌 관련 논란이 일고 있다.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도 군용기를 동원하는 등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으나 추방 방식 등에 대해 법원이 제동을 걸면서 법치주의 훼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여론조사에서 취임 100일 기준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역대 대통령 중 최저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에 대한 국제사회 신뢰도 약화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중동과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 종식은 진전이 없는 반면, 러시아에 대한 유화책, 그린란드 등 외국 영토 편입 주장, 과도한 방위비 분담 압박 등으로 우방과의 갈등은 커지고 있다. WHO 탈퇴 등으로 미국이 주도해 왔던 국제기구들의 기능은 무력해지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정립한 규칙과 다자주의 기반의 자유무역 질서 대신 힘에 의한 양자협상과 자국 중심 보호무역주의로의 전환으로 글로벌 경제는 각자도생 상황에 직면했고 미국의 리더십은 도전을 받고 있다.

트럼프 리스크의 글로벌 경제 충격은 점차 가시화되고, 그 영향은 예상보다 더 크고, 장기화될 수 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최근 상황을 '혼돈의 시대(the age of chaos)'라고 칭하고, '트럼프 2기의 첫 100일은 어쩌면 루스벨트 대통령 시대 이후 가장 중요한 시기였다'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리스크로 인한 글로벌 경제 향방에 대한 보다 면밀한 분석과 엄중한 대응이 필요하다.

이용재 국제금융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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