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는 “자유 통일” 김용태는 “계엄 사과”…‘보수‧중도’ 두 마리 토끼 잡을까

변문우 기자 2025. 5. 12. 21: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金, 첫 일성으로 ‘자유 통일’ 이념 메시지 집중…‘대구行’ 통해 지지층 결집 집중
‘反明 정서’ 건드리기 전략도…이재명 겨냥해 “가짜 진보 찢고 싶다” 강경 발언
내부적으론 역할 분담하며 ‘통합’ 모드…‘90년생’ 김용태 비대위원장 파격 인선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월1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서 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용태 의원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선거 운동 시작부터 '보수 지지층 결속'과 '중도 외연 확장'을 목표로 '투트랙' 전략을 가동하는 모습이다. 일단 본인 스스로는 '자유 통일'을 비롯한 이념 키워드를 메시지로 내고,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로 첫날부터 발걸음을 돌리며 지지층 결집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겨냥해선 "가짜 진보를 확 찢어버리고 싶다"며 강경 발언도 서슴없이 내뱉었다.

그러면서도 당 내부적으로는 '중도·청년층' 외연 확장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30대 소신파' 김용태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파격 인선한데 이어, 중앙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차원에서 12·3 비상계엄에 대한 '대국민 사과'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전하며 본격 윤석열 전 대통령과 거리두기에 나섰다. 정치권에선 김 후보의 투트랙 전략이 실제 '산토끼-집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지 전망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김문수표 '투트랙' 전략…대선 승부수 통할까

김문수 후보는 12일 중앙선대위 회의 연단에 올라 '자유 통일'을 선거 메시지 첫 일성으로 띄웠다. 특히 그는 북한 상황을 거론해 "자유통일을 말하면 과격한 말이라 하는 분도 있지만, 통일은 자유통일이라 해야지 공산통일이 되면 안 된다"면서 "풍요롭게 하는 것이 진보이지 가난하게 하는 것이 진보인가. 가짜 진보를 확 찢어버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의 욕설 논란을 풍자한 셈이다.

여기엔 최근 탄핵 정국과 후보 교체 논란으로 분열된 지지층을 '반(反)이재명' 정서를 통해 다시 결집시키려는 김 후보의 의중이 포함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김 후보의 발언 직후 지지자들도 "자유통일 파이팅"이라며 박수로 화답했다. 해당 일정 이후 김 후보는 대전시당에서 충청권 선대위 출정식을 가지고, 곧바로 보수의 심장인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민생 현장을 점검하며 이날 일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 같은 우클릭 행보와 다르게, 김 후보는 선대위 구성 과정에서 비상대책위원장 겸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당내 소신파인 김용태 의원을 내세웠다. 김용태 의원은 앞서 당 내부에서 논란이 된 한덕수 후보 교체 추진과 관련해 "앞으로 당이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에 잘못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며 비대위 내부에서 유일하게 반대 소신을 밝혔다. 또 지난해 비상계엄 정국에서도 국회의 해제 요구 결의안 의결에 참여한 바 있다.

김용태 의원은 이날 중앙선대위 출범식에서도 공동선대위원장 첫 일성으로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띄웠다. 그는 "국민의힘이 배출한 대통령의 계엄이 잘못됐다는 것, 그리고 당이 대통령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마땅한 책임을 지우지 못했다는 것, 이런 계엄이 일어나기 전에 대통령과 진정한 협치의 정치를 이루지 못했다는 것을 과오로 인정한다"며 "젊은 보수 정치인으로서 뼈아프고 반성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의원의 거침없는 행보는 당이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끊어내고 보수 통합에 시동을 걸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앞서 당내에선 김 후보가 '계엄' 입장을 밝히고 '탄핵의 강'을 확실히 건너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됐다. 특히 경선 마지막까지 붙었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김 후보에게 12·3 비상계엄 사태 및 탄핵 반대와 관련한 대국민 사과는 물론, 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 절연 등을 요구했다.

"역할 분담이 최선" "직접 입장 밝혀야"…의견 분분

일각에선 김 의원이 '범보수 빅텐트'에서도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이 감지된다. 실제 김 의원은 범보수 인사인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 과거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멤버로 함께 활동한 전적이 있어 이 후보 측과 소통이 가능한 인물로 평가된다. 현재 이 후보는 김 후보의 '계엄·탄핵' 입장 변화가 없는 한 단일화 논의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런 만큼 김 후보 입장에선 김 의원의 '가교' 역할이 필수인 상황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이 같은 전략을 통해 김 후보의 약점으로 지적돼온 외연 확장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전략 파트 관계자는 시사저널에 "김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도 탄핵 반대와 관련해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입장을 김 후보 입으로 직접 노선 변경하면 지지층 내부에서 비토가 나올 수 있다"며 "김용태 의원과의 스피커 역할 분담을 통해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내 일각에선 김 후보가 직접 본인의 목소리로 계엄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한 중도 확장 효과가 미미할 것이란 지적도 있다. 친한(親한동훈)계 관계자는 시사저널에 "현재 선대위 차원에서 과오를 인정하고 반성하겠다는 사람은 김용태 의원과 안철수·양향자 등 일부 공동선대위원장에 불과하다"며 "김 후보가 직접 윤 전 대통령 출당을 추진하거나 탄핵에 대한 구체적 입장을 밝히지 않는 한 국민들이 진정성을 알아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